"길거리 내버린 일회용 마스크..미세플라스틱 돼 식탁에 오른다"

강찬수 2020. 6. 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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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해안을 오염시킨 일회용 마스크(논문에 게재된 오션스아시아 사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일회용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길거리 등에 함부로 버리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마스크는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강으로 바다로 들어간 일회용 마스크가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식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홍콩 앞바다를 오염시킨 마스크(논문에 게재된 오션스아시아 사진)

중국과 호주 전문가들은 22일 국제 저널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otal Environment)에 기고한 글에서 사람들이 함부로 버리는 마스크의 문제를 지적했다.

저자는 중국 과학아카데미 산하 생태환경과학연구센터의 환경화학·생태독성 국가 핵심연구실 소속 올루니이 패데어 연구원과 호주 퀸즐랜드 대학 환경보건과학 연합 소속의 엘비스 오코포 연구원이다.

이들은 "일회용 마스크는 대체로 3겹으로 이뤄져 있는데, 폴리프로필렌이나 폴리스타이렌, 폴리에틸렌 같은 플라스틱 폴리머로 구성돼 있다"며 "특히 세 겹 가운데 중간층에는 멜트블로운(melt-blown) 필터가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마스크로 인한 환경 오염과정. (논문에 게재된 그래픽)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확인된 마스크 오염 사례 (논문에 게재된 사진)

멜트블로운 필터는 폴리머를 녹인 뒤 작은 노즐을 통해 가스로 빠르고 강하게 밀어내면서 아주 가는 실처럼 뽑아내 만든 필터를 말한다.

패데어 연구원 등은 "오션스아시아(OceansAsia)라는 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2월에 이미 홍콩 앞바다에서 다양한 마스크가 떠다니고 있었다"며 "일회용 마스크가 해양에 들어가면 다른 비닐·플라스틱 쓰레기처럼 해양 생물을 위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마스크를 삼킨 해양 생물이 생명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 분해 과정 (논문에 게재된 사진)

이들은 또 마스크가 빠르게 분해돼 지름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되는데, 다른 미세플라스틱처럼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들 식탁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어패류나 소금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사례는 많다.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틈새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균이 숨을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감염자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이 마스크를 함부로 버리면 자칫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패데어 연구원 등은 "플라스틱 오염이 새로운 팬더믹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연합 "마스크 잘 버려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서울 영등포역 주변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행사를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인터넷 '활동 소식'을 통해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쓰레기를 줍는 행사를 진행한 결과, 한 시간 동안 30여 개의 일회용 마스크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담배꽁초 다음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버려진 마스크를 모아 놓은 모습. 환경운동연합

환경연합 관계자는 "해양으로 흘러 들어간 일회용 마스크는 수거도 어렵고, 바다와 바다 생물들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며 "마스크로부터 환경을 보호하려면 잘 착용하고, 종량제 봉투에 잘 담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한 마스크 제대로 버리는 방법. 인천광역시 서구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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