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신혜선의 도전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0. 6. 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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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신혜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신혜선에게 '결백'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도,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까지 모든 것이 부담이었다. 쉬운 것 하나 없었지만, 신혜선은 끝까지 노력을 쏟아부어 '결백'을 완성했다. 신혜선의 노력을 자양분 삼아 자란 '결백' 속 정인이 관객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지난 10일 개봉된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제작 이디오플랜)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으로, 신혜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평소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애청자였던 신혜선에게 '결백'은 소재부터 구미가 당긴 작품이었다. 신혜선은 "시나리오 읽었을 때 취향저격이었다"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뤘던 농약 막걸리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에 단번에 매료됐다고.

작품에 대한 흥미는 분명히 있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은 없었다. 실제 신혜선의 모습과 정인은 완전히 다른 결을 지닌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정인은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는 냉철한 인물로, 재수 없다 싶을 정도로 완벽한 일처리로 사람들의 미움을 사는 인물이기도 했다. 신혜선은 정인을 "친해지고 싶지 않은 아이"라고 느꼈단다. 그래서 정인의 감정선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살아온 인생부터 가치관까지 뭐 하나 비슷한 것 없는 정인에 대한 해답을 의외의 곳에서 찾았다. 드라마 tvN '비밀의 숲'에서 연기한 영은수다. 신혜선은 "영은수한테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이 둘이 결이 비슷하다. 저는 정인이를 '성숙한 영은수'라고 생각했다"면서 "대신 다른 점이 있다면 영은수는 엘리트 집안이었고 정인이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수성가한 아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이번엔 정인과 화자의 관계가 걸림돌이었다. 신혜선은 "정인과 화자의 관계를 시나리오로 봤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저한테 이 영화가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정인이가 왜 화자를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와 닿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화자와 정인의 감정신을 앞두고는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런 신혜선에게 배종옥이 큰 힘이 됐다. 배종옥이 촬영 전 노인 분장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 도움이 됐단다. 신혜선은 "촬영에 들어가고 선배님의 눈을 처음 딱 보는데 선배님이 아니라 정말 불쌍한 엄마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정인이 법정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화자에게 "제가 누구입니까"라고 물으며 울컥하는 장면도 배종옥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는 신혜선이다. 신혜선은 "그 장면의 경우 시나리오로 봤을 때는 정인이가 이성적인 캐릭터 터니까 울컥하지 않고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배님의 얼굴을 본 순간 울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첫 영화 주연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했다. 신혜선은 "영화는 1회 안에 기승전결이 끝나지 않나. 그래서 감정선이 더 디테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제가 내공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부담이 됐지만,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해 박상현 감독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는 신혜선이다. 신혜선은 "제가 원래 감독님에게 뭘 많이 물어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정인 캐릭터가 저에게 워낙 어려워서 감독님에게 많이 물어봤다"면서 "아무래도 이 작품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을 테니까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고 했다.

신혜선에게 박상현 감독이 눈빛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초동수사도 엉망이고, 검사와 증인 모두 한통속인 재판에서 정인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판을 뒤집기 시작한다. 상대편의 공격에도 정인은 흔들림 없이 화자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건의 비밀과 화자의 굴곡진 삶을 알게 된 정인이 겪는 심리적 갈등까지, 정인의 감정선의 8할은 신혜선의 눈빛에서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빗속에서 검사를 향해 "내가 결백을 증명할게"라고 선언하는 장면에서 신혜선의 눈빛은 강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에 대해 신혜선은 "촬영 몇 회 차가 지나고 나서 '혜선 씨, 이제 정인이의 눈빛이 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면서 "감독님이 원래 칭찬에 후하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내내 무서웠을 만큼 많은 부담감 속에 '결백' 속 정인을 연기한 신혜선. 그러나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안다. '결백'이 웰메이드로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신혜선이기에 가능했다. 흔들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결백'을 이끈 신혜선의 연기에 많은 호평이 이어진 건 어찌 보면 당연지사였다. 개봉 전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무섭다"고 했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결백'이라는 도전을 성공으로 끝낸 신혜선은 쉬지 않고 달릴 예정이다. 하반기 방송 예정인 tvN 새 드라마 '철인왕후'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데뷔 이후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건 결국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었다. "여러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런 내 마음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신혜선을 응원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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