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혜선, 스크린도 장악한 믿고 보는 배우

아이즈 ize 글 최재욱 기자 입력 2020. 6. 21. 08:33 수정 2020. 6. 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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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최재욱 기자


이보다 야무지게 필모그래피를 채워가는 배우가 어디 있을까? 개봉 첫주 연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법정물 ‘결백’(감독 박상현, 제작 영화사이디오플랜)의 주인공 신혜선은 첫 상업 영화 주연 데뷔식도 성공적으로 치르며 배우로서 거침없이 탄탄대로 달리고 있다. 단역서 시작해 한 계단씩 올라 정상의 자리에 오른 그는 ‘시청률의 여왕’이란 별명을 이제 ‘스크린 여왕’으로 바꿀 태세다. 첫 주연을 맡은 상업 영화서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과 압도적인 존재감은 신혜선이 스크린에서도 충분히 한 자리 꿰찰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영화 ‘결백’은 유명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 안정인(신혜선)이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이 벌어지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엄마 채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홀로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은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혜선은 예상과 달리 담담한 느낌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두 차례 연기된 후 간신히 관객들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부분을 내려놓은 모양이었다.


“첫 상업 영화 주연이니 흥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이러니 솔직히 흥행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았어요. 시기도 시기인지라 부담감은 안 가지려고 해요. 물론 잘 되면 좋겠죠.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죠. 그보다 보신 관객들이 좋은 영화 한 편 봤다고 평가해주시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거라고 봐요. 제 연기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영화 속에서 분량이 제일 많고 제가 연기한 안정인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거여서 정말 떨리고 부담감이 많았어요. 제가 잘 못 하면 영화가 삐끗거릴 테니까요. 다행히 좋게 봐주셔 안도했어요.”


신혜선이 ‘결백’에서 연기한 안정인은 지긋지긋한 가난의 굴레서 벗어나고자 가족과 연을 끊고 홀로 서울로 상경해 일류 변호사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 일에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가슴 속 한 편에는 가족을 외면한 죄책감이 존재한다. 어머니의 누명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여전히 아픈 어린 시절 상처를 마주하고 이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진다. 신혜선은 매우 복잡 미묘하고 입체적인 안정인의 감정선을 선굵게 형상화한다. 신혜선은 잘 알려지시다시피 매우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 성격과 자라온 환경 등 자신과 교집합인 부분이 전혀 없는 안정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저와는 정말 정반대의 인물이었어요. 어떤 역할이든 다 어려웠지만 이번이 가장 난해했어요. 대본이라는 길이 있었지만 그 세세한 감정까지는 와닿지 않았어요. 촬영 전날 화장실에서 혼자 연습하는데 도무지 감이 안 집혀 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어요. 그러나 촬영 당일 리허설할 때 늙고 치매에 걸린 엄마로 분장한 배종옥 선배님의 모습을 보는데 가슴에서 뭔가 갑자기 확 올라오더라고요. 사실 배종옥 선배님이 촬영 전 분장한 모습을 보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분장한 모습에 익숙해지면 감정을 잡는 게 어려울 것 같아 저를 위해 내리신 배려였죠. 그래서 일부러 그림자도 피했어요. 그날도 안 보려다 선배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리 고민했던 부분이 일순간에 해결됐어요. 늙고 초라해진 엄마 얼굴 보게 된 안정인의 복잡한 감정이 뭔지 가슴으로 느꼈어요. 단 한순간에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외면하고 살았는데 여전히 과거의 구렁텅이에서 살고 있는 엄마를 보니 얼마나 미안하고 불쌍했겠어요. 어서 여기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겠죠. 정인이 외면을 했던 가족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게 된 동기를 알 수 있었어요. ”


신혜선은 기대대로 ‘결백’에서 110분간 관객들의 멱살을 잡아 이끌며 긴장감 넘치며 가슴 아픈 감정 여행을 이끈다.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하며 사건의 진실에 다다르게 한다. 대선배 배종옥 허준호 고창석, 실력파 후배 홍경 등과 환상의 케미를 이루며 충무로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 한 편을 홀로 이끌 수 있는 차세대 원톱 여자배우가 자신임을 증명한다. 신혜선은 모든 공을 존경하는 대선배 배종옥에게로 돌렸다.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촬영을 못했을 거예요. 선배님이 엄마 역할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우러러 본 분인데 함께 연기를 한다니 기대가 정말 됐고 또 엄마 채화자 역할을 어떻게 연기하실지 궁금했어요. 선배님은 정말 순수한 열정을 지니신 분이세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시죠. 촬영장에서 오랫동안 집중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 신기했어요. 순간순간 나오는 경험치들은 제가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또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시더라고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이번에 드라마도 함께 하게 됐는데 ‘결백’과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아요. 선배님이 또 어떻게 변신하실지 팬의 입장에서 기대돼요.”



2013년 데뷔해 잠시도 쉬지 않고 달려온 신혜선은 진정한 워커홀릭. 이제훈과 함께 촬영한 영화 ‘도굴’이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고 올 하반기에 방송될 tvN 드라마 ‘철인왕후’ 촬영에 곧 들어갈 예정이다. 지치지 않을까? 그러나 신혜선은 여전히 의욕이 넘쳤다. 명장 히딩크 감독의 명언 “나는 아직 배고프다”는 말이 연상될 정도. 연기 이외에는 별다른 취미가 없는 그는 여전히 촬영장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장소다.


“제가 특별한 취미가 없어요. 집에서 애니메이션 보는 정도라고 할까요. ‘황금빛 내인생’을 촬영할 때 20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보내고 싶어 스카이다이빙도 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봤는데 이젠 다 귀찮더라고요. 집에서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하고 좋아요.(웃음) 그리고 쉬지 않고 일한 건 아니에요. 작품과 작품 사이에 충분히 쉬었어요. 그리고 신인 시절 때 일이 없어 충분히 많이 쉬었어요. 여전히 아직도 못해본 장르도 많고 해보지 못한 역할도 많아요. 바쁘게 지내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역할이요? 글쎄요. 너무 많아 꼽기 힘들어요. 사실 장르나 캐릭터에 연연하지는 않아요. 그냥 제가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 작품을 고르죠. 다음에는 액션 영화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도전하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최재욱 기자 jwch69@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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