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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되면 너넨 다 죽음" 진중권 발언 현실화 꿈틀?

윤, 원치 않음에도 대권 잠룡 분류…"정치 자기 의지 밖·국민 여론 형성이 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0-06-20 15:35 송고 | 2020-06-20 17:17 최종수정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20일 오후 광주 동구 산수동 광주지방·고등검찰청을 찾아 청사에 들어서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20일 오후 광주 동구 산수동 광주지방·고등검찰청을 찾아 청사에 들어서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검찰총장 흔들기가 본격화하면서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낙연 의원이라는 확실한 대권 후보가 있는 민주당과 달리 보수 진영에서는 뚜렷한 주자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윤 총장을 향한 미래통합당의 손짓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여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년 서초동과 여의도는 뜨거웠다. 백만 단위의 시민이 모여 대통령 검찰개혁 의지에 저항하는 윤석열씨에 대한 성토가 거리에 넘쳐났다"며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과반을 넘는 일방적 결과는 굳이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윤석열씨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 목소리였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우 교수가 윤 총장 거취 압박에 가세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인물은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설 최고위원은 전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우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상황에서 나라면 그만둘 것"이라고 직격했다.

같은날 오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서로 견해가 달라서 싸우는 듯한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지극히 안 좋은 사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결판을 지어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로 이는 대선을 약 여덟 달 앞둔 때와 맞닿아 있다. 현재 시점으로도 대선은 채 2년이 남지 않았는데, 민주당이 처음으로 윤 총장에 대한 거취 압박에 나서 그 배경에 먼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첫째가 오는 7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후속 법안이 마련되고 공수처장 임명까지 완벽한 공수처가 탄생하기까지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자중하라는 일종의 '시그널'(신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검찰 독립을 강조한 정부지만 현재 검찰 수뇌부는 윤 총장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친정부 인사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의 상관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 의원 출신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 총장의 팔다리가 다 잘려 있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 총장이 자진사퇴할 경우 그 자리에 친정부 인사를 임명해 검찰과의 소통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지인들은 그가 민주당의 사퇴 압박에 법과 원칙에 따라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자신의 억울함이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자진 사퇴도 불가능한 카드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임기를 마치기 전에 자진 사퇴든 강판이든 윤 총장이 자연인 신분이 되면 자연스럽게 야권의 대선 후보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총장인 그에 대한 지지율이 웬만한 보수 진영 대권 잠룡보다 높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월31일 발표된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은 약 11%의 지지율을 얻어 이낙연 민주당 의원에 이어 단숨에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여론조사에서도 1~5%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윤 총장이 자연인이 된다면 정치에 발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법조인 출신 한 의원은 "정치라는 게 자기 의지도 중요하지만 자기 주변을 둘러싼 상황이 중요한 거 같다"며 "윤 총장이 정치에 뜻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이 그를 원하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총장의 정치행 가능성을 적게 보면서도 "그럼에도 핵심은 국민 여론이다. 국민의 여론이 똘똘 뭉치는 것은 억울함 등을 안은 피해자를 보호할 때"라며 "현재의 윤 총장 입장이 '피해자'라는 데 큰 이견이 없지만 이를 국민이 얼마나 동의해주느냐가 그의 정치행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을 향한 날 선 비판으로 주목받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세계일보 여론조사가 발표되던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님, 이분(윤석열 검찰총장) 자꾸 정치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지 마시라"며 "행여 이분이 대통령 되시면 너희들 다 죽음입니다"라고 말했다.

약 넉 달이 지난 지난 19일에는 "윤석열을 내치면 상황이 아주 볼 만할 거다"라며 "원래 고양이(윤 총장)가 사라지면 곳간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리는 법. 미애 마우스, 설훈 마우스, 강욱 마우스, 용민 마우스, 남국 마우스, 주민 마우스"라고 적었다.

통합당은 윤 총장을 지속적으로 엄호하고 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임명한 윤 총장에게 정부여당은 '권력의 눈치를 보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선거 끝나기 무섭게 검찰총장 한 명 몰아내자고 장관과 여당이 총동원되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국민들이 목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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