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힘은 전북·울산급.. 김남일의 성남, 결국 관건은 결정력

임성일 기자 2020. 6. 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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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7시30분 홈에서 수원과 7라운드
7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성남FC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성남 김남일 감독이 물을 마시고 있다. 2020.6.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즌 개막 후 2승2무, 2020시즌을 신바람 나게 출발한 성남FC는 최근 2경기에서 내리 쓴잔을 마셨다. 지난 7일 대구FC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하며 시즌 첫 패배의 아픔을 맛봤던 성남은 이어진 13일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0-1로 패했다.

2경기 연속 승점을 챙기지 못하면서 초반 3위까지 올랐던 성남의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김남일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허둥지둥거렸던 대구전 패배야 씁쓸했으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울산과의 경기는 소위 '졌잘싸(졌지만 잘 싸운)'에 가까운 내용이었던 까닭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북과 함께 우승을 다투는 울산의 홈으로 들어간 성남은 경기 내내 대등한 내용과 스코어를 유지하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임을 또 선보였다. 특히 수비 조직력은 경기를 거듭하며 더 단단해지는 모양새다. 전체적인 경기는 분명 울산이 주도했으나 성남 역시 후방의 든든함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준비한 '한방'을 노렸다.

마냥 웅크리고 있다가 상대의 실수를 기다린 것도 아니다. 분명 계산된 역습 루트였고 공격 이상 수비력이 좋은 울산도 몇 차례 가슴을 쓸어 내릴 장면들이 있었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최종 결과는 정규시간 종료 3분을 남겨놓고 주니오가 결승골을 터뜨린 울산의 1-0 승리였지만, 패한 성남으로서도 자신감을 챙길 수 있는 경기였다.

김남일 성남 감독도 경기 후 "울산과 우리의 스쿼드를 놓고 보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은 선수가 많다. 그런 강팀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참 잘해줬다. 아쉬운 것은 있으나 고개 숙이지 말라고 했다"면서 선수들을 다독였다.

이어 "우리가 준비한 것을 선수들이 100% 아니 120% 발휘해줬다. 전반에 움츠리다가 상대 뒷공간을 많이 노리려고 했고 실제로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고 박수를 보낸 뒤 "다만 그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의 복기 그대로였던 경기다. 호화멤버에 가까운 울산을 상대로 성남은 자신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술을 꾸렸고 충분히 잘 막아낸 뒤 찬스를 도모했다. 포항도 울산에게 4골이나 내줬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외려 울산이 고전했던 경기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후배 김남일 감독이 좋은 팀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교과서적으로 잘 막아내더라"고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성남은 6경기에서 단 4실점만 허용했다. 울산과 함께 최소실점 2위에 해당한다. 성남보다 실점이 적은 팀은 선두 전북현대(3실점) 뿐이다.

요컨대 버티는 힘, 단단한 힘은 거듭 입증되고 있는 성남이다. 연패를 당하고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이유다. 그래도 '막는 것' 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김남일 감독 역시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수가 많지 않다는 것까지 계산을 해야한다. 결국 승리하지 못하면 좋은 순위는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선수들에게 궁극적으로는 공격 축구를 펼쳐야한다고 말하는 이유"라는 의지를 전했다.

최근 J리그 FC도쿄의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를 영입한 것 역시 팀의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민구단으로 재정이 그리 넉넉하진 않으나 성남은 2020시즌 꽤 진지하게 도전하고 있다. '잘 틀어막아서 잔류'가 목표는 아니다.

나상호가 합류한다면 분명 플러스 요소가 되겠으나 그렇다고 나상호가 매번 해답을 주지 못할 가능성도 적잖다. 게다 공백기와 팀 적응 등을 고려한다면 빨라야 7월초 혹은 중순에나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터. 김남일 감독과 기존의 공격진이 일단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다음 대진은 흥미롭다.

성남은 16일 오후 7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삼성과 7라운드 홈 경기를 갖는다. 성남은 아직 홈 승리가 없다. 나쁜 흐름도 막아야한다.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다한들 3경기 연속 결실을 맺지 못하면 흔들릴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겨야하는 한판이다.

'명가의 몰락'이라는 아픈 평가를 듣고 있는 수원은 최근 3경기 2무1패라는 저조한 성적과 함께 10위까지 추락한 팀이다. 절실함에서는 성남 이상이다. 어쩌면 수원이 더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다. 6경기에서 5골을 뽑아내는 것에 그치고 있는 성남의 '창'이 이번에는 날카로움을 보여줄 수 있을지, 좋은 시험대가 될 경기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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