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연착륙 김원중, "난 최후의 보루, 고개 숙이지 않는다" [오!쎈 부산]

조형래 2020. 6. 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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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 롯데 김원중. / dreamer@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2000년대 이후 자체 육성 마무리 투수를 얻는 분위기다. 선발 투수 자리에서 고전을 했던 김원중(27)이 마무리 투수로 전향한 뒤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올해 12경기에서 2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0.73(12⅓이닝 1자책점) 8탈삼진, 3볼넷, 피안타율 1할2푼5리, WHIP 0.65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마무리 투수 전향 이후 첫 시즌, 모두의 우려와 불안감을 깨고 마운드 위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비로소 ‘맞춤옷’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 박세혁의 강습 타구에 오른 무릎 안쪽을 직격 당했다. 이후 투혼의 1루 송구까지 펼쳤지만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하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타구에 맞은 부위를 보여주며 “아직 피멍이 남아 있다”고 웃었다. 그럼에도 김원중은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사직 KT 3연전 첫 2경기에 모두 마운드에 올라왔다. 지난 5일 에는 2점 차 세이브, 이튿날에는 0-0 동점이던 9회 올라와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1-0,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그래도 좀 쉬어서 괜찮은 것 같다. 최대한 아프지 않고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치료를 잘 해줘서 빠르게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사직 두산전, 김원중은 첫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9-8로 앞선 상황에서 오재일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고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첫 세이브 기회 당시를 회상한 그는 “처음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쉽게 첫 세이브를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홈런을 맞았지만 난 마무리 투수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고개를 숙이고 주눅이 들면 이기고 있더라도 지는 것이다. 최대한 그런 모습을 안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보직이지만 무리 없이 적응해 나가고 있다. 단순해진 몸과 마음이 비결이다. 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안된다. 마운드 위에서도 생각 없이 던지고 있다”면서 “압박감 역시 생각하기 나름이다. 생각을 안하고 나가려고 한다. ‘나의 공을 던지며 못 친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 있게 던진다”고 강조했다.

허문회 감독, 코칭스태프의 방향성도 김원중의 단순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만약 자신 있는 공이 직구였는데 직구를 던지고 맞으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그렇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생각을 하게 해주신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인정을 하려고 한다”며 “팀 전체가 단순해지면서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해주고 계신다”고 밝혔다.

투구 패턴도 마찬가지. 선발로서 긴 호흡을 가질 필요 없이 짧고 굵게 던져야 한다.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 패턴에 간간이 변화구를 섞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그는 “상대 타자들을 두 세 번 만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심플하게 최고의 공을 강하게 던지려고 한다. 패턴도 심플하게 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욱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조금씩 체중을 불리며 힘을 키워온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마무리 정착에는 이미 불펜 경험을 갖고 있는 또래 필승조들의 도움도 컸다. 베테랑 오현택(35)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박진형(26), 구승민(30) 등이 김원중을 든든하게 보필하고 있다. 그는 “진형이나 승민이 형이랑 늘 붙어다니면서 불펜 투수로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한다”면서 “앞에서 잘 막아주고 있고 주자가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앞에서 잘해주는데 내가 못하면 좀 그렇지 않나. 자극이 되고 시너지 효과도 나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마무리 투수 정착기를 설명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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