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심상정과 훈훈한 만남.. "여당편 들지 말고 이제 야당과 하자"
[경향신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여당 편만 들지 말고 야당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20여분만 ‘훈훈한 만남’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온 삼성을 입을 모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심 대표에게 “선거 결과가 예상대로 안돼서 상당히 서운하겠다”며 운을 뗐다. 정의당의 총선 성적을 거론한 것이다.
심 대표는 이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오셔서 진보·보수 떠나서 실용한다고 하니까 정책 경쟁이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실질적·물질적 자유 극대화 이야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전날 김 위원장이 ‘빵 사먹을 자유’에 빗대 이야기한 ‘물질적 자유 극대화’론을 언급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많은 계층을 포용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정책 경쟁이 필요하다”면서 “내가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이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선 ‘자유’와 관한 이야기가 오가다 ‘삼성’도 거론됐다.
심 대표가 먼저 “통합당은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의 탐욕의 자유, 축적의 자유를 옹호해왔다”면서 “예를 들면 삼성의 탈법적 자유는 적극 지지했지만 삼성 노동자 노동의 자유에는 반대했다. 또 부동산 부자들의 축적의 자유를 지지했지만 서민들의 주거 안정의 자유는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자 “부동산 가지고 돈 벌려는 자유를 과거에 적극적으로 제재한 사람 중 하나”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시대 감각에 역행을 해서 마치 노조 없는 회사가 능사인 것처럼 하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빠진다”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당이고 기업이고 사람·시대가 변하고 의식이 변하는데 거기에 못 따라가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불평등 해소’에 힘을 쓰겠다고 서로 협조를 당부했다.
심 대표는 “통합당이 불평등 해소에 적극 나서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이 “정당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불평등 해소에 노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정의당을 향해 “여당 편만 들지 말고 야당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지금은 거대 여당이 돼서 여당이 오만 빠져서 모든 것이 뜻대로 된다고 생각하면 과거 잘못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불평등 해소와 기후 위기 극복 중심 두고 야당이 적극 정책 제안하면 여당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면서 “1야당이 진취적으로 해주면 진보 정당은 더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정의당을 향해 “더 앞서가야지”라고 맞받았다.
임지선·심진용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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