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무너뜨린 신용등급.. 올해만 88개국 '무더기 하향' [위태로운 세계경제]

파이낸셜뉴스 2020. 5. 3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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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국제 신평사 5월까지 분석
선진국 17곳, 신흥국 71곳 하향
3월 이후 상향된 국가는 0곳
한국 상대적으로 양호해 '유지'
올 들어 88개 국가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를 집어삼킨 결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3개월 만에 국가신용등급 하락 충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연간 통계치를 이미 넘어섰다. 한국은행까지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하고, 재정지출 또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5월 31일 파이낸셜뉴스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의 올 1~5월 국가신용등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146건의 등급 및 전망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가장 많이 일어난 시기는 지난 2016년(172건)이다. 당시 평가대상에 신흥국이 대거 편입되면서 하향 조정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2011년 166건, 2008년 144건, 2009년 129건이다. 올해는 5월 31일까지만 하향 조정된 건수인데도 역대 3위에 이른다.

■코로나, 88개국 신용등급·전망 하락

각 신평사 평가에서 겹치는 곳을 제외하면 88개국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락했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17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내려갔고, 신흥국은 71개국이 하향됐다.

호주(AAA군), 영국, 홍콩, 벨기에, 프랑스, 핀란드(이상 AA군), 이탈리아, 포르투갈(이상 BBB군), 그리스(BB군) 등 선진국 신용등급과 전망이 대거 추락했다. 특히 금융선진국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피치는 3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AA-'는 한국과 같은 등급이다. 피치는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공공부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하향 배경을 밝혔다. 영국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년 100%에 달할 전망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쿠웨이트(AA군),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칠레(이상 A군), 멕시코, 인도네시아, 태국, 헝가리(이상 BBB군) 등이 하향 조정 국가에 포함됐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1~2월만 해도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된 사례는 자메이카, 필리핀, 헝가리 등 개발도상국 위주로 13건이 있었으나 3월부터 뚝 끊겼다.

■피치, 국가신용등급 제일 많이 내려

피치는 올 들어 3개 신평사 중 가장 많은 62개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하향했다. 피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모니터링하는 국가 중 절반 이상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내린 셈이다. 이는 S&P(48개국·38%)와 무디스(36개국·25%)를 훨씬 웃돈다.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국가 수는 무디스가 143개로 가장 많고 S&P와 피치는 각각 127개국, 119개국이다. 피치는 평가대상국 중 절반 이상(52%)의 신용등급·전망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피치가 세 신평사 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최근 요구자료도 많고, 평가도 가장 깐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신용등급도 영향받나

3대 신평사는 경제성장률, 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공공부채 등 경제적 요인과 지정학적 요인을 모두 평가해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한다. 하지만 우리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3대 신평사의 평가 과정에 절대평가뿐 아니라 상대평가도 적용돼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신용등급평가 보고서를 보면 재정수지나 부채비율이 같은 신용등급의 다른 나라보다는 낫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수치가 일부 악화됐지만 다른 국가들도 그만큼 하락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조정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실제 무디스는 2015년 12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올린 뒤 3년 넘게 유지하고 있고, S&P도 'AA'를 유지 중이다.

ktop@fnnews.com 권승현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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