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예측과 달리…코로나19 이후 자살률 줄었다읽음

류인하 기자

전년보다 2~3월 자살 건수 감소…“경제 손실 극복 안 되면 위기 지난 후 증가할 수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자살률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3월 국내 자살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 분석자료 등을 보면 지난 2~3월 자살건수는 각각 938건, 1066건으로 집계됐다.

2월 자살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920건)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코로나19 대응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2월23일 이후인 3월 자살건수는 지난해(1123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2018년 2~3월의 자살건수(958건·1409건)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울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이 지난 27일 ‘정신건강체계는 코로나19 이후 전개되는 시민의 우울과 자살의 증가를 막기 위해 작용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경희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이 같은 통계를 토대로 “재난이 항상 자살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난과 자살의 관계는 재난의 성격과 대처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다”고 진단했다. 재난 그 자체로 자살률이 증가한다기보다는 재난 이후 어떻게 수습하고 손실을 복구해 나가느냐에 따라 자살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백 센터장은 그러나 재난위기의 ‘허니문 시기’를 지나고 난 이후 자살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난 발생 초기에는 구조대와 의료진을 응원하고, 국민이 단합하는 시기가 나타나지만 이후 붕괴된 경제·사회적 손실이 극복되지 않을 경우 자살률은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 센터장은 “경제위기가 대공황 시기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향후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살고위험자들을 찾아내 ‘보고, 듣고, 말하게’ 하는 심리적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경제위기가 자살률 상승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중산층이나, 폐업을 했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위기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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