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개학후기'..학생들 "거리유지 안된다"

CBS노컷뉴스 송정훈 기자 2020. 5. 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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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호흡곤란", "책상 칸막이 없어" 학교별 상황 올라와
집단감염 우려감 ↑.."온라인 강의 해달라" 학생들 호소도
(사진=연합뉴스)
"거리유지가 전혀 안 된다"

우리나라의 등교 개학이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정작 등교한 학생들 사이에선 "마스크 착용이 힘들고, 친구들간 접촉이 매우 쉬운 환경"이라며 집단감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학교마다 코로나19 대응방식이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 일부 학교는 학생들의 열체크를 하지 않거나 학생간 거리두기·질서유지 지도를 미흡하게 하는 등 교육당국의 지침과는 다른 안일한 방역 대응을 보여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28일 새벽 SNS, 온라인커뮤니티 상에 전날 등교를 한 학생들의 '개학 후기'가 줄이어 올라왔다. 후기들은 대부분 학교의 감염병 예방·관리 미흡을 비판하며 '집단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학생들의 후기에 따르면 학교마다 코로나19 방역 대응책은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일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몰리는 등·하교 시간이나 급식 시간, 쉬는 시간에 학생 관리 등을 미흡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학생들은 교실과 급식실 등에 칸막이가 없어 불안해했는데 27일 등교한 한 학생은 "친구들과 앞 뒤, 양 옆으로 가까운 거리에 앉아 수업하는데 칸막이가 없다"며 "거리두기를 지키려고 해도 수업시간에 강제로 미준수되는 상황"이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급식실이 불안하다는 또 다른 학생은 "급식실에 들어가기 위해 앞뒤 간격을 두고 줄을 서는데 정작 바로 옆에 다른반 줄도 있다. 앞뒤 거리를 벌리면 뭐하나 바로 옆에도 줄이 있는데"라며, "지그재그로 앉기도 했지만, 밥먹을 때나 급식실을 나올 때 어차피 친구들과 잡담을 해서 사실상 방역은 물건너간 상태"라고 말했다.

시·도 등교수업 운영계획에 따르면 각 학교는 학급별 시험대형(4x7)으로 책상을 배치하고 학생책상에 가림판을 설치, 개인별 급식지정좌석제 및 학년별 급식시간 분리 등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아직 일부 교육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

(사진=연합뉴스)
학급당 인원이 30명을 초과할 경우 교실보다 넓은 특별실(음악실, 진로체험실, 과학실)·다목적실로 이동하거나 책상 칸막이 등을 권장하는 시도교육청 운영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경북지역 학교의 한 음악교사는 "우리 학교 음악실의 경우 일반교실과 비교해 큰 편도 아니고, 의자도 교회에서 예배할 때 볼 수 있는 옆으로 쭉 이어진 의자라 접촉이 더 쉽다"며, "'30명 초과' 가이드라인보다 학생수에 상관없이 교실 내 칸막이 등을 무조건 설치하는 등 일괄적이고 철저한 방역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들간 거리두기 미준수는 하교시간에 가장 빈번했다. 하교시 친구들과 함께 밀집·밀폐 공간에 함께 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관계자는 "등·하교 시간 학생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참여가 절실하다. 하교시 오랜시간 친구끼리 밀폐된 공간에 함께 머문다면 감염 위험은 높아질 수 있다"며, "교육당국이 하교 뒤 PC방과 노래방 출입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는데, 이런 시설 이외에도 분식집 등 학생들이 몰리는 밀폐된 공간은 더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분식집 같은 곳에선 친구끼리 밀착해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섭취할텐데, 그렇게 되면 급식시간에 했던 방역관리는 무용지물이 된다. 혹시 학생끼리 감염이 되면 그 학생의 가족까지 위험해 진다"며 "방역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등·하교 시 생활 수칙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방과 후 PC방 등 밀집 공간에 마스크를 안 쓴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28일 교육당국은 일선학교에 하교 뒤 학생들의 PC방, 노래방 등 출입을 금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전국 학교에서도 확진자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 강동 상일미디어고 3학년 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지역에서 등교 학생이 확진된 첫 사례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근에 학교가 많고 상일미디어고와 운동장을 같이 쓰는 학교도 있어 주변 초·중·고교의 등교를 모두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등교학생들의 후기모음
A학생
1. 버스에서 내리고 교문부터 1m 간격을 지키며 발열을 체크했다.
2. 교실에서 2차 발열 체크를 했다.
3. 선생님들은 마스크를 미착용했다.
4. 급식실 칸막이가 작은 편이다.
5. 하교 1m 간격을 지키지 않았다.
6. 체육복을 입고 싶었지만 교복을 입고 등교했다.

B학생
1. 급식실, 교실에 칸막이가 없다.
2. 학생들이 손씻기는 물론 손소독도 하지 않는다.
3. 거리두기는 실종됐다.

C학생
1. 등교 입구가 따로 정해졌지만, 안내가 어려워 입구를 찾으러 다녔다.
2. 점심시간과 등교할 때 거리두기가 지켜졌고, 열 체크도 실시했다.
3. 교실, 급식실 칸막이는 없었다
4. 급식을 마주보고(앞에 사람) 먹지는 않았지만, 옆으로 붙어 한줄로 식사했고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도 했다.

D학생
1. 교실 정원이 20명이라 시험 대형으로 앉았고, 칸막이는 설치하지 않았다.
2. 핸드폰을 수거하지 않았다.
3. 급식실 가는 길에 테이프 붙여 안내했다.
4. 급식시간에 1·2반은 30분, 3·4반은 40분에 가게했다.
5. 급식실에 칸막이가 설치됐고 지정석이 있었다.
6. 학생 간 대화도 금지됐다.
7. 학생과 선생님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8.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E학생
1. 등교 할 때 발열을 체크했고, 손소독제도 사용했다.
2. 교실에서 2명 이상 모여서 잡담 금지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3. 화장실에서도 거리 두기를 했다.
4. 급식 먹을 때 칸막이가 있었고 잡담은 금지됐다. 선생님들도 동참했다.
5. 선생님들이 마스크 속에 마이크를 넣고 수업했다.
6. 선생님들이 조리용 마스크를 착용했다.

F학생
1. 교실은 5층에 있었지만, 실습실은 1층이라 이동할 때 마스크 착용했는데 숨쉬기 힘들었다.
2. 선생님의 지시로 모든 물건을 알코올 소독했다.
3. 교실·급식실 칸막이는 설치하지 않았고, 급식실에서 친구와 옆으로 붙어서 착석했다.

G학생
1. 중앙현관 1층에서 선생님들이 직접 열체크를 했다.
2. 열화상 카메라는 없었다.
3. 급식을 먹기 전 4교시에 열체크를 또 했다.
4. 급식실에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고 거리두기는 지켜졌다.
6. 쉬는 시간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7. 등교를 반대한다.

H학생
1. 열체크가 교문 앞에서 예정돼 있었지만 실시하지 않았다.
2. 선생님 없을땐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았고, 친구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했다.
3. 책상 앞 뒤로 팔을 뻗으니 충분히 닿는 거리였다.
4. 급식실서 옆으로 한줄씩 앉아서 식사했다.
5. 교실·급식실에 칸막이가 없었다.

I학생
1. 음악선생님이 조리마스크를 착용했다.
2. 소독 발판이 있어 신기했다.
3. 복도에 뭉쳐있을 때 선생님이 확성기로 "떨어져라"는 경고를 했다.
4. 교실, 급식소 등에 칸막이는 없었다.

J학생
1. 선생님들이 쉬는시간에 교실을 관리했고 점심시간에 거리두기는 없었다. 화장실엔 1명씩 이동
3. 휴대폰을 향균 물티슈로 세척했다.
4. 45분인 수업을 50분으로 늘리고, 쉬는시간은 5분으로 축소했다.
5. 급식실서 지그재그로 착석했다.

K학생
1. 학생들이 질서를 준수했다.
2. 화장실에 1명씩 이동했다.
3. 마스크 착용이 힘들었고 에어컨을 켜지 않았다.
4. 급식실 칸막이는 없었다.
5. 복도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관리했다.
6. 전체적으로 교실이 조용했고 선생님들의 질문에 답변도 없는 편이었다.
7. 수업시간 단축으로 2시에 수업을 종료했다.

L학생
1. 학교 앞에 학생들 밀착해 등교하기 위한 대기줄을 섰다.
2. 등교 후 다시 밀착했다.
3. 책상 이미 만졌지만 수업 시작 후 소독했다.
4. 정말 작은 손소독제와 면마스크를 배포했다.

M학생
1. 친구들간 거리유지는 없었다.
2. 마스크 미착용은 물론 간식 등도 섭취했다.
3. 선생님들의 관리가 미흡했다.
4. 사회적 거리두기 찾기 힘든 상황이다.

N학생
1. 친구들간 팔꿈치 인사를 했다.
2. 2교시 이후 거리두기가 무너지기 시작해 7교시 쯤엔 아예 지켜지지 않았다.
3. 급식실 관리가 소홀했다.
4. 온라인강의가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P학생
1. 쉬는시간 학생 관리가 소홀했다.
2. 칸막이는 없었다.
3. 학생 2명이 발열로 귀가 조치됐다.
4. 강당은 폐쇄, 운동장은 사용 가능했다.
5. 등교 시간, 급식 시간에 열체크를 했다.
7. 하교할때 거리두기는 없었다.

O학생
1. 화장한 학생들은 마스크 미착용했다.
2. 복도에서 악수, 껴안으며 거리두기도 없었다.
3. 등교할 때 열체크했고 40분에 등교한 학생들은 55분에 교실에 들어갔다. 땡볕이라 열이 난 학생도 있었다.
4. 선생님들도 마스크를 답답해 한다.
5. 하교 때 함께 나가며 거리두기는 실종됐다.
6. 선풍기는 없고 에어컨은 너무 더울때만 켠다.
7. 체육복 갈아입는 것이 금지라 체육시간 있는 날엔 체육복을 입고 등교한다.
8. 2주는 등교하고 1주는 원격수업을 한다.
9. 급식실엔 칸막이가 있고 지그재그로 착석한다.
10. 급식실 대기줄 앞뒤 간격은 유지되지만 양옆 간격은 유지가 안 된다.
11. 식수대 이용불가 하지만, 물통에 물담는 것은 허용됐다.
12. 교무실 갈 때는 노크 후 복도에서 선생님이 나올 때까지 대기했다.
13. 자기소개 등은 없고 수행평가 등 진도 맞추기에 열을 올렸다.
14. 원격수업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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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정훈 기자] yeswal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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