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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지나도, 구의역 사태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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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이 지나도, 구의역 사태는 변하지 않았다

4년이 지나도, 구의역 사태는 변하지 않았다

28일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다 숨진 김모군의 4주기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 “너는 나다”.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위험한 일을 도맡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만여 장의 포스트잇이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뒤덮었다.

매 주기마다 포스트잇은 떼어졌다 붙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제주 현장실습생 이민호군,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수원 공사현장 청년 노동자 김태규씨, 38명의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들, 강원도 삼척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노동자 ㄱ씨…. 이들은 눌리고, 끼이고, 떨어지고, 불타고 치어 숨졌다. 매 주기마다 구의역 9-4 승강장에 김군과 함께 불리는 노동자들이 늘어난다.

경향신문은 김군 사망 당시부터 올해까지 구의역 등 스크린도어에 붙었던 1만여개 포스트잇을 입수해 분석했다. 포스트잇은 김군을 추모하는 목소리에 그치지 않는다. 김군 이후에도 안전하지 않은 노동현장을,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는 슬픈 열망이 담긴 기록물이다.

4년간의 시민의 목소리, 포스트잇 보러가기

참사 당시 포스트잇(1만여건)은 텍스트화한 파일 형태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받았다. 노조 측은 "서울시에서 참사 당시 외부 용역에 맡겨 포스트잇 전부를 아카이빙한 자료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3주기(151건·201건)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보관하고 있던 포스트잇을 입수했다. 4주기(282건)는 지난 24일 낮 12시 기준으로 현장 취재해 기록했다. 2주기(47건)는 분실돼 당시 언론 보도와 사진에서 식별 가능한 것들을 기록했다.

참사 당시를 제외하고 1~4주기는 텍스트 전문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참사 당시는 200~300개만 추렸다. 해마다 메시지들은 비슷한 듯 달랐다. ‘잊지 않겠다’는 추모의 글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는 단호한 요구로 변했다.

구의역에서 사고로 숨진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 직원 김모군,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유품 이미지/민주노총금속노조제공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사고로 숨진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 직원 김모군, 그리고 2019년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유품에서 모두 컵라면이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재난·산재 피해자 가족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3주년을 앞둔 지난 7일, ‘안전 문제로 죽는 사람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광주 폐기물 사업장 산재 피해 유가족, 삼표시멘트 산재 피해 동료 등 중대재해사업장 노동자들도 2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20대 국회에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사업주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시민들의 외침은 ‘잊지 않겠다’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날카롭게 변했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그대로다. 5년째 구의역 승강장 포스트잇은 ‘슬픈 열망’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정부의 대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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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출처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 노조로부터 4년간의 포스트잇 자료를 제공받아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