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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마스크’ 강요 논란…日중학교 “안 쓴 학생 남긴다” 공문

‘아베노마스크’ 강요 논란…日중학교 “안 쓴 학생 남긴다” 공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5-26 16:28
업데이트 2020-05-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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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마스크를 쓴 채 총리공관 브리핑룸을 떠나고 있다. 2020.4.17.  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마스크를 쓴 채 총리공관 브리핑룸을 떠나고 있다. 2020.4.17.
AP 연합뉴스
일본의 한 공립학교가 조악한 품질로 조롱을 받았던 이른바 ‘아베노마스크’ 착용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듯한 지침으로 논란이 됐다.

일본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시립중학교가 일본 정부가 배포한 아베노마스크만 착용하도록 강요하는 듯한 안내문을 최근 학생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도쿄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배포한 문서에는 27일 등교 시 준비물 등을 안내하면서 “아베노마스크 착용(다른 마스크 착용 학생에 관해서는 휴대하고 있는지 확인)”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또 ‘개별지도’ 항목에는 “아베노마스크(착용 또는 지참)를 잊어버린 학생은 소규모 교실에 남는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안내문대로라면 학생들은 정부가 모든 가구에 배포한 천 마스크를 착용하든지 그렇지 않고 다른 마스크를 쓰더라도 지참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별도의 교실에 남아 지도를 받아야 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본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시립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안내문. “아베노마스크 착용(다른 마스크 착용 학생도 휴대하고 있는지 확인)”이라고 안내하고 있으며 하단에는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은 소규모 교실에 남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시립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안내문. “아베노마스크 착용(다른 마스크 착용 학생도 휴대하고 있는지 확인)”이라고 안내하고 있으며 하단에는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은 소규모 교실에 남긴다”라고 밝히고 있다.
문서를 보고 의문을 가진 학부모들이 학교에 연락해 이런 방침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나라에서 배포한 것이므로 착용해야 한다”면서 문제의 방침을 철회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아베노마스크라면 모두 가지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의 마스크로 뽐내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등의 설명도 덧붙였다.

트위터 등에서는 “바이러스 대책도 아니고 획일화를 추진하는 학교”, “학교에 이런 발상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두렵다”, “아베노마스크가 언제부터 공식 명칭이 됐나” 등의 반응이 학교 측에서 배포한 문서로 보이는 사진 등과 함께 돌고 있다.

결국 시 교육위원회는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학교 측이 독자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강제한다는 불안감을 안기는 표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 역시 한발 물러서 “가정에서 준비한 마스크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내고 사과했다.

해당 학교장도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일본 정부는 마스크 수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일본 전 가구에 천 마스크를 2장씩 배포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숱한 논란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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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가정에 배달된 ‘아베노마스크’
일반 가정에 배달된 ‘아베노마스크’
가구당 구성원 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부터 배포된 마스크에서 벌레나 오염물이 나오는 등 품질 문제도 제기됐고, 권고대로 세탁했는데도 크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실용성 측면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아베노마스크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람이 100명 중 2명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이 지난 23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정부에서 보낸 천 마스크, 사용하고 있나요?’ 인터넷 설문조사에 25일 오전 11시 현재 약 52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체의 69.6%인 36만여명은 ‘마스크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받았지만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8.3%, ‘마스크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2.1%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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