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아시아나 재기의 꿈.. HDC현산의 선택은?

이지완 기자 2020. 5. 26.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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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재기를 노리는 아시아나항공의 꿈이 점점 더 멀어져간다. 2조5000억원 베팅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인수 포기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 탓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HDC현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다. 전망도 어둡다. 해외에서는 이미 항공사들의 파산 신청 소식까지 들려온다. HDC현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겨우 인수를 해도 회생을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진화되지 않는 인수 포기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실현하겠다던 HDC현산 측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금호산업 등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때와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 그 이유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약 6280%다. 2019년 말 기준 약 1387%보다 4배 이상 늘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던 지난해 3분기 약 660%의 부채비율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보유 자산 중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할 수 있다. 이는 기업 건전성의 척도가 된다. 계약체결 당시 신규 자금 2조1800억원을 투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정성을 갖추겠다고 자신한 정몽규 HDC 회장이 말이 무색해졌다. 국책은행이 1조7000억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지만 하반기는 장담할 수 없다. 올해 해소해야 할 차입금 규모는 2조5000억원이다.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아시아나항공에 얼마나 투입될지 불투명하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에도 기업의 인수포기 사례는 있었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한화는 6조3000억원을 베팅했지만 1년여 만에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조선업 악화와 노조의 실사 거부 등이 발목을 잡은 것. 인수금액의 5%인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한화는 소송을 거쳐 1260억원을 되찾은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HDC현산의 인수 포기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U자형 회복을 거치게 되는데 빨라도 내년 하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2500억원을 포기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올 정도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안정되는 쪽이 아니라 그 반대”라며 “항공시장은 예측한 것과 현재 전망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아시아나항공이 상반기를  버틸 있을 만큼 지원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당초 계획대로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면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국영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HDC현산 측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채권단은 재입찰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유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대기업 입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HDC현산과 애경그룹뿐이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도전한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을 이미 인수하기로 했다.

허 교수는 “지난해 입찰 때는 코로나19 사태 전이었다”며 “다시 매수자를 찾는다고 해도 입찰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고민에 빠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케이스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가장 피해야 할 것이지만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현황. 매년 늘어나는 모습. /그래픽=김은옥 기자


새 주인 찾으면 살아날까


코로나19로 모든 항공사가 휘청이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조금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정상화에 돌입하고 자구안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도 채권단으로부터 1조6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최근 2년간 채권단에 진 빚만 3조3000억원이다. 사업성을 따져봐도 현재 위치는 애매하다. 위에서는 대한항공이 누르고 아래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및 국내선의 점유율은 각각 22.8%, 19.3%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은 33.2%, 22.9%로 집계됐다. 대형항공사(FSC)의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 점유율 격차가 상당하다. 가격을 앞세운 LCC의 등장으로 단거리노선 경쟁도 치열하다.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30주년을 맞아 장거리노선을 6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국제선 노선 수는 대한항공 110개, 아시아나항공 73개로 약 1.5배 차이가 난다. 양사의 여객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부분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체결한 대한항공이 우위를 점한다. 대한항공은 JV를 통해 델타항공과 아시아지역 및 미국 간 노선에 대한 여객, 화물 부문을 협력하고 있다. 스케줄과 연결성 개선, 운항횟수 증대, 판매·마케팅 등을 공동으로 관리하며 환승 수요 유치도 더욱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다.

리스 비중이 타 항공사대비 높다는 것도 문제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리스 비용이 부채로 잡히는데 아시아나항공의 항공 리스 비중은 약 60%다. 같은 FSC인 대한항공이 약 17%인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막대한 수익을 내는 사업도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패턴이 바뀌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시장에서 바라보는 아시아나항공은 빚더미인 회사다. 현 상황에서는 2~3년 버티기도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6호(2020년 5월26일~6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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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완 기자 lee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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