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vs 강백호..'후호대전' 시즌2

하경헌 기자 2020. 5. 20. 23: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이정후 | 강백호



2017년·2018년 차례로 데뷔…KBO 리그의 ‘메시와 호날두’
올 들어 더 진화 ‘2년차 징크스·슬럼프’도 없어 맞대결 주목
이, 정교함에 힘…강, 파워에 맞히는 능력 ‘한국 야구의 미래’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 이는 축구팬들 사이의 해묵은 논쟁 중 하나. 통산기록을 비롯해 국가대표로서의 활약도, 평소 성격과 기부 내용까지 모든 부문이 이들 사이의 대척점이 된다. 이들의 대결은 둘 이름 딴 ‘메호대전’으로도 불렸다. KBO리그에도 앞으로 10여년은 넉넉하게 야구팬들 사이에 회자될 ‘대전’이 있다. 바로 이정‘후’(22·키움)와 강백‘호’(21·KT)가 만드는 ‘후호대전’이다.

2017년과 2018년 나란히 KBO리그에 데뷔한 두 젊은 좌타자들은 ‘신예’라는 말이 머쓱할 정도로 나날이 진화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에게는 ‘2년차 징크스’와 ‘슬럼프’ 같은 꼬리표조차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 0.336으로 ‘리’까지 같은 타율에서 결국 강백호가 ‘1모’만 앞설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들은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질주하며 ‘후호대전 시즌2’를 시작하고 있다.



19일 현재 이정후는 타율을 0.404까지 끌어올렸고 강백호 역시 0.367을 기록 중이다. 단순한 타격지표로도 리그 정상급 타자지만 이 둘이 진짜 무서운 것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데뷔 초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이 슬그머니 사라졌다는 데 있다. 데뷔 초 이정후는 교타자의 이미지로 ‘맞히는 능력은 좋지만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통산 시즌 최다홈런이 2018년과 지난해 기록한 6개였고 장타율도 평균 4할대였다. 하지만 올해는 1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장타율이 0.766으로 약진했다. 홈런 역시 벌써 지난해의 절반인 3개를 쳐냈다. 또한 타수당 장타비율은 21.3%로 지난해 8.2%를 훨씬 능가한다. 타율이 떨어지지 않은 가운데 장타비율을 높이고 있다.

강백호는 이정후와 반대로 거포의 이미지로 ‘상대적으로 맞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줬다. 프로에 들어와 시작한 외야수비도 수비력에서는 의문을 남겼다. 하지만 강백호 역시 이러한 약점을 일거에 해결하고 있다. 출루율을 지난 시즌 기록 0.417에서 0.429로 살짝 올려놓았다. 또 선구안 지표인 ‘볼넷/삼진 비율’을 지난해 0.70보다 높은 0.86으로 상승시켰다. 이는 리그 30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로 타석에서 무조건 냅다 후려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특히 올해는 KT 이강철 감독의 전략적 선택으로 1루 수비에 도전했다. 실책은 아직 1개뿐이다.

19일 경기에서는 1회 한화 이성열의 우익선상 직선타구를 재빠르게 잡아내면서 1루에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결국 이정후는 정교함에 힘을 보탰고, 강백호 역시 힘에 정교함과 수비력까지 보완하면서 무결점의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팀에서의 신뢰도 확고해 키움 손혁 감독은 이정후를 붙박이 3번으로 기용하면서 임병욱의 부상으로 인한 중견수 공백까지 책임지게 하고 있다. KT 역시 팀의 간판타자 유한준의 부상 이후 강백호를 4번으로 고정 배치했다.

무엇보다 ‘후호대전’은 서로를 깎아내리는 경쟁이 아니라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히는 시너지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정후에게는 지난해 아깝게 실패한 우승 도전, 강백호에게는 한 번도 가지 못한 ‘가을야구’에 대한 목표가 강한 동기 부여로도 작용한다. 두 선수의 초반 활약에 KBO리그도 힘을 받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