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기억법' 주석태, 꿈을 위한 쉼 없는 전진 [인터뷰]

최혜진 기자 2020. 5. 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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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태 / 사진=탄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지루하게 반복되는 생활고에 지치지 않을 이 누가 있을까. 그러나 배우 주석태는 달랐다. 수년간의 슬럼프를 '성공을 위한 발판'이라 여기는 단단한 멘탈을 소유한 그는 성실함까지 지녔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꿈을 이루기 위한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주석태는 2006년, 31세의 나이에 영화 '구세주'로 데뷔했다. 배우로서 다소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는 "무대 연기를 꿈꾸다 연기 쪽으로 우연찮게 흘러 들어온 지 15년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간간이 작은 무대에서 연기해 왔다"고 말했다.

무대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연기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다만 그의 열정과 진심이 인정받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15년이 훌쩍 넘는 무명 생활을 해 왔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생활고를 겪으면서 우울증도 왔었고 많은 실패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돌아보면 15년 정도의 긴 시간 자체가 슬럼프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 시간 동안 슬럼프를 깨고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달려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수년간의 실패와 경험치를 발판 삼아 발걸음을 내디뎠다.

꾸준한 발걸음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7년 방송된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부터다. 이후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붉은 달 푸른 해' '시크릿 부티크' 등에 출연했다.

주석태 / 사진=탄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력은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절정에 다다랐다. 지난 13일 종영한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의 상처 극복 로맨스다. 극 중 주석태는 이정훈의 첫사랑이었던 발레리나 정서연(이주빈)의 스토커 문성호 역으로 활약했다.

다수의 필모에서 악역으로 활약해 왔던 그는 스토커 문성호로 완벽 변신했다. 특히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문성호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정서연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문성호를 만들어냈다. 정서연 또한 나를 바라보는 아주 단순한 연인의 구조를 구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악역을 위한 '예습'도 필수였다. 그는 "영화 '마담싸이코' '다크나이트' 등 작품 속 악역을 참고해 문성호만의 질퍽하고 끈적한 느낌을 만드려고 했다"며 "그의 사고와 사상은 물론 외모 하나하나까지 시청자분들이 미워하고 싫어하시길 바랐다"고 밝혔다.

스토커라는 설정에서 오는 부담감을 도전 정신으로 승화시킨 그다. "어려운 감정선의 연기를 한다는 게 배우들에겐 부담이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도전 의식이 생기기도 했다"고 전한 그는 "'진짜 이번이 마지막 악역'이라고 생각하고 후회 없이 해 보자란 생각으로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열연에 대중들은 섬뜩함을 느꼈다. 그러나 주석태는 이에 대해 배우로서 감사하기 그지없는 반응이라며 감격했다. 그는 "시청자분들이 문성호에게 많은 욕을 해 주신 걸 알고 있다. 제가 의도했던 장면이나 장치들을 정확히 미워해 주시고 싫어해 주시니까 감사했다. 저를 그만큼 믿어 주셨다는 뜻이라 욕하는 댓글이 달릴 때마다 속으로는 많이 기쁘고 안심이 됐다"고 털어놨다.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문성호라는 인물 자체가 남들과 호흡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행하는 인물인데 제 연기를 너무나 유연하게 받아준 김동욱, 문가영, 이주빈에게 고마웠다"며 "이번 작품에선 제가 빚을 졌으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갚고 싶다"고 언급했다.

주석태 / 사진=탄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듯 주석태는 섬뜩하고 일방적인 문성호와 달리 모든 일에 감사해하고 겸손했다. 그 역시 "문성호와 제 실제 성격은 완전 다르다. 저는 굉장히 소심하고 여린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도 제한 속도를 절대 넘기지 않고 마트 식품 코너에 할인 상품이 나오면 굉장히 좋아한다. 또 긍정 에너지를 무한히 가지고 있다"며 친근함을 어필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실패와 처절했던 경험들로 더욱 단단해진 그는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꿨다. 그는 "앞으로도 영화, 드라마를 하면서 1년에 한 번은 꼭 무대에 서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을 드러냈다. 또한 "영화 '더 헌트'의 매즈 미켈슨이 연기했던 마녀사냥의 피해자 같은 역할이나 요즘 시대에 처한 소상공인분들의 애환과 아픔이 녹아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12월에는 공연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그는 "무대에서 최대한 많은 관객분들과 만나고 싶다. 지금의 코로나19 시국이 빠르게 진정돼서 모두가 정상의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평범하지만, 또 특별한 꿈을 꾸는 그다. 그는 "훌륭한 선배들이 가지고 계신 별명인,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제가 어떤 작품을 하건 믿어 주시고 편하게 제 연기를 봐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꿈을 위해 그는 또 쉼 없이 전진한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대중들이 주신 관심과 사랑, 기대에 배신감 들지 않을 연기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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