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노회 빛과진리교회 조사위 구성, 김명진 목사 부노회장 사퇴

양평=최기영 기자 입력 2020. 5. 18. 17:24 수정 2020. 5. 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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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평양노회(노회장 황석산 목사)가 18일 경기도 양평군 십자수기도원에서 임시노회를 열고 최근 성도 학대 의혹으로 논란이 된 서울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 조사를 위한 5인위원회를 구성했다.

빛과진리교회 조사위원 5인이 18일 경기도 양평군 십자수기도원에서 열린 예장합동 평양노회 임시노회에서 진실 규명을 다짐하며 인사하고 있다. 양평=강민석 선임기자


취재진 20여명이 현장을 찾은 노회는 시작부터 ‘공개’와 ‘비공개’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회의 내용을 기자의 주관적 시각으로만 기사화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과 “비공개회의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비겁한 일이며 노회가 정정당당하게 할 바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결국 거수투표를 통해 공개회의를 진행하기로 결의한 뒤에야 본격적인 회무가 시작됐다.

황석산 목사는 이날 세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빛과진리교회의 건’ 논의에 앞서 그 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과 총회 임원회 및 노회 처리 절차 등을 언급하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와 목사에 대한 행정권과 치리권은 노회에 있기 때문에 총회에서 노회에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온 것”이라며 “노회 규칙에 따라 해당 사건을 절차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진 빛과진리교회 목사가 18일 경기도 양평군 십자수기도원에서 열린 예장합동 평양노회 임시노회에서 부노회장 사퇴를 선언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양평=강민석 선임기자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발언에 나선 김명진 목사는 “최근 교회와 관련한 언론 보도로 인해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총회장과 산하교회, 성도 등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고 밝히며 평양노회 부노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아쉬움과 사법당국의 결정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김 목사는 “제보자들의 주장만으로 ‘퍼나르기식’ 보도가 이어져 관련 내용이 왜곡되고 교회가 범죄집단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교회와 목사 사택, 목양실, 1급 장애인인 사모의 생활공간, 어린이가 자고 있는 일부 교인의 집 등 10여곳을 압수수색을 했는데 이는 기독교 역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여기에 목회자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현 상황이 교회를 곤경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기독교계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노회 소속 교회로서 신앙공동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전했다. 김 목사는 “노회의 가장 큰 책임은 지교회를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성도들의 아픔과 이들의 신앙 위에서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다시 한 번 거듭날 수 있는 교회가 되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교회에 철저하게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민낯이 드러나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사법기관에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더 궁금한 점이 있더라도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양노회는 ‘빛과진리교회의 건’에 대해 강재식(서울 광현교회) 목사를 위원장으로 한 5인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노회 폐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 목사는 “보도를 통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까지 철저하게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논란을 빚고 있는 사안들이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이를 위해 신학자 그룹과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을 제보한 피해자, 빛과진리교회 리더그룹 등 관련자들을 만나 진실을 규명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성도 성추행 논란을 빚었던 전병욱(홍대새교회) 목사의 징계와 관련해 평양노회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강 목사는 “당시에는 재판 진행과정에서 증인이 아무도 나서지 않아 재판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이해해달라”며 “이번에는 노회가 갈 수 있는 정로를 가겠다”고 말했다.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가 예장합동 평양노회 임시노회가 열린 경기도 양평군 십자수기도원 입구에서 '김명진 목사 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양평=강민석 선임기자


이날 기도원 입구에서는 노회 개회 30분 전부터 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들이 ‘평양노회의 김명진 목사 징계’와 ‘김명진 목사의 피해자를 향한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렸다. 방인성(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목사는 “빛과진리교회는 교인을 제자훈련 시킨다는 명목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재정불투명 논란까지 겪고 있다”며 “성경의 가르침에 벗어나 있는 교회에 대해 노회가 엄중히 처벌하고 거짓 목사인 김 목사를 제명하고 평양노회는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빛과진리교회 성도들은 기도원 입구로부터 약 2km 구간 도로에서 ‘추측성 보도 OUT, 우린 세뇌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빛과진리교회의 진실된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등의 피켓을 들고 입장을 피력했다.

빛과진리교회 성도가 18일 예장합동 평양노회 임시노회가 열린 경기도 양평 십자수기도원 앞 도로에서 피켓을 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양평=강민석 선임기자

양평=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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