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집밥족' 증가…식품업계 줄줄이 '호실적'

'코로나19' 장기화에 '집밥족' 증가…식품업계 줄줄이 '호실적'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타격에도 식품업계가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사재기 수요와 함께 외출 자제에 따른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1% 신장한 6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6877억원으로 16.8% 상승했다. 수출을 포함한 국내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14.2% 성장한 5199억원, 해외법인 실적은 25.9% 신장한 1677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의 주요 원인으로는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수상 이후 '짜파구리' 열풍이 이어졌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라면소비 증가로 분석된다. 짜파구리 열풍에서 시작된 한국 라면 인기가 세계로 번졌고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라면 매출이 늘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수요가 급증하자 공장가동률과 생산효율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른 고정비 감소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4.1% 늘어난 275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역시 16.2% 성장한 5조8309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23.9% 늘어난 3조4817억원, 영업이익은 53.3% 늘어난 2201억원 달성이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은 해외 사업 호조와 가정간편식(HMR)이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직전 분기보다 10%포인트 높아진 60%로 지난해 대비 약 10% 늘었고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주요 HMR과 만두를 비롯한 핵심제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대상도 1분기 영업이익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했다. 매출액은 7558억원으로 4.5% 신장했다. 식품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2%, 72.9%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법인의 매출도 호조를 보였고 국내에서는 B2C와 온라인사업 매출이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또한 신선식품과 편의식품, 서구식품 등에 대한 품목조정, 공정개선, 판촉효율화 등을 통해 식품부문의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PT미원 증설과 베스트코 합병에 따른 기저효과도 손익개선에 기여했다.

'불닭 시리즈' 신화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은 역대 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1563억원), 영업이익은 73%(266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라면 수요 증가가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해외 수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실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 공급 차질을 우려한 거래선 주문량을 늘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했다.

동원F&B도 1분기 영업이익이 4.49% 늘어난 365억원, 매출은 7836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식품업체의 반사이익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단기적 호실적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코로나19에 따라 집밥족이 늘며 HMR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잠식되고 외부 활동과 외식이 많아질 경우 식품업체의 실적은 과거로 회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불황 속 외부요인으로 인해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HMR 신제품을 개발, 신규 사업 투자 등 외부 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