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S] '부부의 세계' 종영, 마지막까지 확실했던 메시지

황소영 2020. 5. 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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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도려내고 싶었지만 완벽하게 도려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것이 부부의 세계였고, 이것에 대한 메시지를 마지막까지 전한 것이 '부부의 세계'였다.

16일 종영된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는 김희애(지선우)와 아들 전진서(이준영)가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희애는 그간 지우지 못했던 박해준(이태호)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추억이 담긴 사진을 버렸다.

그런데 의문의 등기를 받았다. 찢어 버렸던 리마인드 웨딩 사진이 다시금 돌아온 것. 이 등기에 김희애는 화들짝 놀랐고, 전진서는 "절대 연락하지 마라. 알아보려고도 하지 마라.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박해준은 허름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김희애에 대한 복잡 미묘한 심경을 토로했다. 아들 전진서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학교 생활도 점차 안정화가 되어가자 행복함을 느꼈다. 그러나 박해준의 그림자가 언제 드리울지 몰라 항상 불안감이 한편에 있었다. 더구나 고산에 그가 머물고 있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어느 날 저녁 집에 있던 전진서가 휴대전화도 집에 두고 사라졌다. '준영이 내가 데려갈게'란 쪽지만 남겨져 있었다. 전진서는 아빠가 혹여라도 잘못될까 걱정돼 떠나지 않고 곁에 있어줬다. 세 사람은 오랜만에 재회, 식사를 하며 안부를 물었다. 박해준은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여긴데"라며 후회했다. 전진서는 그걸 망친 건 아빠라고 소리쳤고, 김희애는 아빠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자고 했다.

박해준은 김희애, 전진서 곁에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 다시 받아달라고 했고 김희애는 이를 거절하며 자리 잡을 때까지 도와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박해준의 심리 상태는 극단적이었다. 달려오는 트럭에 몸을 던질 정도. 이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한 전진서는 자취를 감췄고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나리오 작업에 열중한 박해준,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며 살아가는 김희애. 그리고 그 곁엔 열린 결말로 끝났지만 누군가 달려오고 그를 반기는 모습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전진서가 집에 돌아왔음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부부의 세계'는 김희애의 내레이션을 통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삶의 대부분을 나눠가진 부부 사이에 한 사람을 도려내는 일이라 내 한 몸을 내줘야 한다는 것, 그 고통이 서로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 부부간의 일이란 결국 일방적인 가해자도 무결한 피해자도 성립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아프게 곱씹으면서 그 아픔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매일을 견디다 보면, 어쩌면 구원처럼 찾아와 줄지도 모른다. 내가 나를 용서해도 되는 순간이'라는 내용은 마지막까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부부의 세계'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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