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주도하는 세계 첫 ‘규제 샌드박스’가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을 열었다.
영국·미국·일본 등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샌드박스가 운영되지만 민간에서 주도하는 샌드박스가 만들어진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지난 1월 발표된 ‘규제 샌드박스 발전 방안’에 따라 설치됐으며 이날부터 정식 시행됐다. 샌드박스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불합리하게 가로막는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어려운 환경에도 일을 벌이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지만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는 제도로 인해 시도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입법이 무산되거나 소극 행정에 사업이 막힌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바로 샌드박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정부는 신속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비롯해 특례로 검증된 부분은 중대한 위험이 없다면 상시적으로 허용될 수 있게 제도화하는데 힘 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과제로 규제혁신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겠다”며 “비대면 산업과 디지털 인프라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도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 이슈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샌드박스 지원센터에는 이미 100여개 기업의 신청이 몰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비대면 의료, 공유경제 등을 중심으로 57건의 과제를 진행 중”이라며 “그 중 깜짝 놀랄 사업모델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지원센터는 법령에 근거한 국내 유일의 민관 합동 지원기구다. 산업부의 산업융합 샌드박스, 과기부의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샌드박스, 금융위의 금융 샌드박스 등 전 산업 분야 접수가 가능하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신청서 작성, 법률·컨설팅 지원, 부처 협의 등을 원스톱으로 무료 지원할 계획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더 많은 혁신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아져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기업에 약 1억2,000만원의 실증특례비와 1,500만원의 책임보험료도 지원한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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