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다시 떴네..북유럽 '집콕 감성' 인테리어

최보윤 기자 2020. 5. 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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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텃밭, 간접조명, 꽃테리어 등
긴긴 겨울밤 나는 북유럽식 스타일에서
집콕 인테리어 영감 얻는 사람들
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의 거실. 공기 정화 식물이 곳곳에 놓인 테라스가 보인다. /블레스 가든

‘보금자리’라고는 하지만, 바쁜 일상에 잠만 자고가는 ‘하숙집’ 취급을 받았던 집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집은 회사이자 레스토랑에, 영화관도 됐다가 스포츠센터 겸 야외 놀이터 등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는 것.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가 다시 유행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해가 짧고 긴긴 겨울 동안 우울하지 않고 집안에서 안락을 찾는 북유럽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코로나로 ‘집콕’하는 일상과 비슷하다는 해석이다.

'에코 인테리어' 전문가인 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의 집 거실 /블레스 가든

미국 제임스 매디슨 대학의 제이미 커츠 박사는 최근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컬 투데이에 “코로나 영향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상황에, 큰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바로 덴마크식 ‘휘게(hygge·행복하고 여유로운 상태)’를 접목하는 것”이라며 “원목 가구와 미니 정원 같은 자연주의 요소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드는 등 인테리어 변화가 심리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명 인테리어 전문가인 양태오 태오양스튜디오 디자이너는 “그 어느 때보다 집을 가꾸거나 변화를 주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집안의 숨은 공간을 찾아내 ‘나만의 안식처’(nook·아늑하고 조용한 곳)로 이용하는 북유럽식 생활방식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태오 디자이너를 비롯해 조희선 인테리어 디자이너, 리빙 컨설팅 전문가 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에게 적은 비용으로 분위기 전환할 수 있는 조언을 들었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누크(nook·안식처)’

양태오 디자이너는 최근 집안 창고를 정리해 요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집안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다. “인테리어의 출발은 우선 청소, 그다음에 가구 재배치에요. 생각지도 못했던 공간이 나오기도 하지요.” 주방 한 쪽에 홈카페나 홈 바(bar)를 만들거나, 베란다에 다도(茶道)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자신의 중요도에 따라 공간의 성격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재택근무로 다이닝룸을 홈오피스로 바꿀 수도 있고, 거실에 다이닝룸을 옮겨와 널찍한 홈파티 공간을 꾸릴 수도 있다. 양태오 디자이너는 “가장 쉬운 인테리어 방법이 빈 벽을 찾아 자신만의 테마로 꾸미는 것”이라면서 “여행지에서 사온 그림이나, 어렸을 때 자신이 좋아한 티셔츠를 액자로 만들어 걸면 추억을 상기시키면서도 개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벽을 캔버스 삼아 자신만의 안식처로 꾸리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품을 만들어 벽을 장식하는 것도 코로나 우울감을 견디는 방법 중 하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 소장이 디자인한 한남동 레지던스 스터디 공간. 미니멀하게 장식을 최소화 하면서 원목 느낌과 자연 채광을 살렸다. /태오양 스튜디오

북유럽식 인테리어의 핵심은 자연주의 소재도 있지만 무엇보다 조명에 힘이 있다. 조명을 새로 들여놓기 힘들다면 전구만 갈아 끼워 따스한 느낌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양태오 디자이너는 “천장에서 늘어뜨린 펜던트 조명으로 바꾸어 본다든지, 테이블 램프를 소파 뒤에 놓아 간접 조명으로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간의 느낌을 색다르고 좀더 편안하게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태오 디자이너의 가회동 레지던스 다이닝룸. 북유럽식 펜던트 조명으로 한결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태오양 스튜디오

◇식물장(식물 수납장)에 ‘반려 텃밭’으로 심리 방역도

백선미 블레스 가든 대표의 집 거실엔 행잉플랜트(벽걸이형 식물)로 꾸민 ‘식물장’이 눈에 띈다. 강한 생명력으로 키우기 쉬워 대표적인 플랜테리어(plant+interior·식물인테리어) 식물로 꼽히는 립살리스를 여러 개 선반에 얹었다. 선인장이지만 물을 좋아하는 반양지 식물로 공기 정화 기능이 있다. 분홍색 꽃받침 사이 보랏빛 꽃이 앙증맞은 파인애플과 식물인 에크메아 화시아타도 공기정화는 물론 장식적인 효과로 인기있는 식물.

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가 선반을 행잉 플랜트로 장식했다 /블레스 가든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욕실도 작은 숲처럼 꾸며놓을 수 있다. 욕실 대표식물인 테이블 야자를 비롯해 습한 공기를 신선하게 바꾸는 엽란이나, 연둣빛 콩알이 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모양으로 조명 빛만으로도 잘 자라는 녹영, 공기정화능력이 좋은 산세베리아와 금전수 등을 놓으면 북유럽 가정집을 찾은 듯한 기분을 줄 수 있다.

욕실을 화초로 꾸민 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의 집/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는 “최근 딸기 화분을 하나 가꿨는데, 거기서 수확하는 기쁨이 쏠쏠했다”면서 “코로나로 먹을거리 자급자족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실내텃밭은 코로나 필수 인테리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쌈채소에서부터 바질·고수·민트·루콜라 같은 허브 등까지 다양하다. 집안에서 자연을 느끼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조사한 결과, 가족이 함께 실내텃밭을 가꾸면 서로간의 공감지수는 높아지는 반면 스트레스 지표는 56%, 우울감은 2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방역에 제격이란 뜻이다. ‘반려 텃밭’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블레스 가든 백선미 대표의 집 테라스. 작은 식물 정원 같다. /블레스 가든

◇꽃잎 색깔과 맞춘 ‘꽃테리어’로 분위기 업(up)

무심한 듯 화병에 툭 꽂아넣은 꽃은 적은 비용으로 기분을 환하게 바꿔놓는 가장 좋은 인테리어 요소로 꼽힌다. 북유럽 인테리어에서 그림이나 패턴은 빠질 수 없는데, 예를 들어 핀란드의 마리메꼬를 보면 꽃이나 나무 동식물 등 자연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소재로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꾸밈바이 조희선 대표는 “꽃송이에서 포인트 색상을 뽑아 그와 어울리는 액자나 장식 벽지, 커튼 등으로 집안을 꾸미면 작은 변화로도 굉장히 신경 쓴 듯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희선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제안. 꽃과 액자의 색감을 통일한 꽃테리어. /꾸밈 바이 조희선

집안을 정리해 군더더기 없이 꾸미되 한 두 가지 색상에 집중해 공간마다 다른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 활력을 원할 때는 붉은빛이나 주홍빛 꽃잎을, 의욕을 일깨우기 위해선 노란빛을, 스트레스가 많은 때는 녹색 식물로 마음을 다스린다. 거실에선 녹색 같은 자연의 색에서 영감 받은 쿠션을 몇 개 소파에 올리고 테이블 램프 옆에 미니 화분을 두거나 행잉플랜트를 벽에 걸어 색감을 통일하면 멋스러우면서도 안정감을 준다.

조희선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제안. /꾸밈 바이 조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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