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트레스' 때문?.. 세계 술 판매량 291% 증가

조성민 2020. 5. 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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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각국의 또 다른 고민거리로 떠오른 것이 바로 '술'이다.

음주는 그 자체로 바이러스의 증상을 악화하고 감염 위험도 높이지만 술자리 등 모임을 통해 확산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 하지만, 수개월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 격리 등 각종 봉쇄 조치에 지친 시민들은 '코로나 스트레스' 때문에라도 술이 간절하다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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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악화에 확산 위험도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각국의 또 다른 고민거리로 떠오른 것이 바로 ‘술’이다. 음주는 그 자체로 바이러스의 증상을 악화하고 감염 위험도 높이지만 술자리 등 모임을 통해 확산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 하지만, 수개월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 격리 등 각종 봉쇄 조치에 지친 시민들은 ‘코로나 스트레스’ 때문에라도 술이 간절하다고 호소한다. 방역 선진국으로 평가받던 우리나라도 유흥시설을 통해 ‘2차 확산’이 시작된 모양새다. AP통신은 최근 “한국의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힘들게 얻어낸 성과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태국 등 일부 국가는 아예 금주령을 내리는 극단 조치를 내렸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남아공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금주령을 내린 뒤 사망률이 줄어드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남아프리카 의료조사위원회는 “금주령이 매일 최소 15명을 살린다”면서 “음주 운전, 상해 등 술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주 가능 인구 중 60%가 폭음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남아공에서는 금주령 이후 교통사고나 가정폭력 등도 줄었다고 WP는 전했다. 린디웨 줄루 남아공 사회발전장관은 “금주령이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금주령의 반동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월27일부터 지역봉쇄 및 금주 조치를 실시한 남아공은 맥주 4억병이 폐기처분 됐고 관련 업계 종사자 2000여명이 실직했다. 3일부터 주류판매 금지를 해제한 태국에서는 주류판매소마다 할당량 이상의 술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식당, 술집 등 영업 제한을 통해 음주를 막는 것도 방법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안정세를 보이자 봉쇄 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호주는 8일 3단계 완화계획을 내놨지만, 클럽과 술집은 마지막으로 미뤘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날 캔버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이룬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한다”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고 밝혔다.

밖에서 술을 마실 수 없자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자가격리주’를 공유하고 ‘랜선 술 파티’를 벌이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쿼런티니’(quarantini)라고 불리는 자가격리 칵테일 제조법이 7만회 이상 공유됐다. 페이스북 등에서는 온라인 술 파티를 주선하는 그룹도 등장했다.

코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오히려 주류 판매가 급증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온다. 글로벌 통합 정보분석 기업 닐슨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세계적으로 술 판매량은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 미 유타대 조사에서도 3월 주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음주가 코로나19 위험을 증대하며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WHO는 “알코올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손상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을 키운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사람이 집에 머무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국가에서 정신 건강과 폭력 등의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음주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고,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동안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라고 권고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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