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8호 기록' 소형준, 데뷔전에서 증명한 두 가지

안희수 입력 2020. 5. 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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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이 대기록을 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IS포토
소형준(19)이 데뷔전에서 증명한 두 가지가 있다. 배포와 성장 가능성이다.

개막 전부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소형준이 정규리그에 데뷔했다.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했다. 피안타 5개,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실점은 2점. KT 타선은 선발투수에게 7점을 지원했다. 불펜도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KT는 12-3으로 승리했고, 소형준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 투수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기록은 이전까지 일곱 번이다.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이 2006년 4월 12일 LG전에서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역대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소형준이 여덟 번째로 같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잠실구장에서 대기록을 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1, 2회는 흔들렸다. 1회는 2사 뒤 오재일과 김재환, 상대 거포 라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2회는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진루타와 땅볼 타구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그러나 3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투심 패스트볼이 통했다. 두 번째 상대하는 타자들을 상대로도 히팅 포인트를 빼앗았다. 4회는 데뷔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삼진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만 2개를 솎아냈다. 앞선 세 경기에서 모두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타자다. 소형준은 첫 승부는 투심을 연속으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고, 두 번째 승부에서는 포심-커브 조합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류현진은 데뷔전에서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다. 역대 신인 최다 기록이다. 8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앞서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투수 가운데는 첫 등장만큼 화려한 길을 가지 못한 투수도 많다. 소형준도 장밋빛 미래를 예단할 순 없다.

남다른 점은 있었다. 배포가 있다. 소형준은 개막을 준비하던 기간부터 리그 정상급 타자들과의 승부를 고대했다. 페이스 조절에 자신감을 보였고, 코로나19 정국 탓에 연기된 데뷔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KT는 롯데와의 개막 3연전에서 전패를 당했다. 소형준은 데뷔전에서 부담을 안고 나서야 했다. 1회는 포심과 투심의 제구력이 높아서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 고비를 극복했다. 그는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려고 했다. 힘을 빼고 던지려고 했다"고 경기 초반을 돌아봤다. 마음만큼 몸이 따라줬다. 긴장은 첫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에 풀렸다고 한다.

이전 등판에서 자신에게 준 숙제도 지켜냈다. 그는 4월 21일에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공식전에서 기대감을 높이는 투구를 했다. 그러나 "2개를 허용한 볼넷이 아쉽다"며 "다음 등판에서는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두산전에서는 1개로 줄였다.

소형준은 5월 15일 삼성전에서 두 번째 등판을 치를 전망이다. 이 경기 지향점을 정했다. 그는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니까 상대 타자가 자신 있게 스윙을 하더라"며 "다음 등판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는 투구를 하겠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소형준은 담담했다. "감흥이 크지 않은 것 같다"는 말에 "아직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좋은 기분을 표현할지 모르겠다"며 살짝 웃어 보이기만 했다. "관중이 없는 경기였기 때문에 긴장이 크진 않았다. 그저 '내 공이 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컸다"라고도 덧붙였다.

화려한 등장에 도취할 성향은 아니다. 좋았던 점보다 안 좋았던 점을 더 주시한다. 통산 최다승 3위(152승)에 이름을 올린 이강철 KT 감독이 '완성형'으로 평가한 투수. 승리보다 높은 성장 가능성이 더 주목되는 투구를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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