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드문 일이지만, 넷이 동시에 웃을 때가 있어요. 얼마나 행복한지 상상도 못 할 걸요." 작년 12월 하온, 하민, 하음, 하준 네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아빠가 된 이한솔(31)씨와 엄마 나혜승(31)씨 부부는 8일 첫 어버이날을 맞았다. 부부는 "네 쌍둥이를 키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럴 때면 저희를 키워주신 부모님 생각이 나요"라고 했다. "자식을 낳아 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했는데 정말 그래요"라고 했다. 80만분의 1(0.000125%) 확률로 생긴 '자연 임신 네 쌍둥이'를 낳아 키운 지난 139일은 부부에게 기적의 연속이었다.

우리 참 많이 컸죠 - 작년 12월 22일 태어난 이하온(왼쪽부터), 하민, 하음, 하준 네 쌍둥이가 태어나 맞은 첫 어버이날인 8일 경기 부천의 집 안방에 나란히 누워 있다. 80만분의 1 확률로 생긴 ‘자연임신 네 쌍둥이’를 낳아 139일 동안 키운 이한솔·나혜승(31) 부부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의 은혜를 새삼 느낀다”고 했다.

태명이 각각 '봄(하온)' '여름(하민)' '가을(하음)' '겨울(하준)'인 네 쌍둥이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고 엄마 나혜승씨는 말했다. 하음이는 딸이고 셋은 아들이다. 출산예정일(2월 11일)보다 8주 먼저 낳은 체중 1.4~1.8㎏의 이른둥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이제 체중이 6.2~7㎏ 나간다.

◇"하나씩 안고 있으면 나머지 둘이 울어요"

부부는 지난달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어린이날인 지난 5일까지 '황금연휴'동안 육아 전쟁을 치렀다고 했다. 이씨는 "연휴라 아이 돌보미 선생님 두 분이 오지 않아 아내와 둘이서 진땀을 흘렸다"면서 "남들은 '황금연휴'였겠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의미 있는 '황금 육아노동'을 했다"며 웃었다. 나씨는 "아이들은 딱 4가지만 해요. 울기, 먹기, 자기, 웃기"라며 "두 명이 동시에 울어 엄마, 아빠가 하나씩 안아주면 나머지 두 명이 울음을 터뜨린다"며 웃었다. 부부의 식사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속도라고 했다. 빨리 먹기 위해 냉장고 속 반찬들을 합친 비빔밥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나씨가 2인분을 비벼서 먼저 식사를 하고, 남편에게 넘기는 '2부제 식사'라고 했다. 이씨는 "언제 깨서 울지 몰라 서두르다 보니 밥을 빨리 먹게 됐다"고 했다.

◇"네 쌍둥이 키우며 부모님 은혜 새삼 느껴"

"아이들이 웃는 걸 보면 행복해져서 웃게 돼요. 그러다 '내 부모님도 나를 보면서 이렇게 웃으셨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씨는 네 쌍둥이를 낳고 처음 맞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와 장인에게 감사의 글과 함께 선물을 보내드렸다고 했다. 아이들의 할아버지 이광석(61)씨는 "아들과 며느리가 손주를 잘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효도(孝道)"라고 말했다. 외할아버지 나민수(61)씨는 딸의 인스타그램에 나오는 손주들 사진을 보며 웃음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씨는 "코로나가 어서 끝나 다채로운 사계절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아빠의 소원"이라고 했다. 부부는 "네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조선일보에 실린 뒤〈본보 1월 24일 자 A1면 보도·작은 사진〉 주변의 많은 성원을 받았다"며 "듬직하고 착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네 쌍둥이를 키우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