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이면서 친이계 주호영의 완승.."홍준표 복당이 바람직"

한영익 2020. 5. 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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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8일 열린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 의원(5선, 대구 수성갑)이 84표 중 59표를 획득, 25표에 그친 권영세 의원(4선, 서울 용산)을 둘리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주 의원과 조합을 이룬 이종배 의원(3선, 충주)이 정책위의장을 맡게 된다.

주 원내대표의 완승이었다. 통합당 당선인 84명(미래한국당 제외) 중 무려 70.2%에 이르는 59명의 지지를 받았다. 통합당 내부에선 “안정을 바탕으로 한 개혁을 선택한 것”(영남 초선 당선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호영-이종배 조합에 맞선 권영세-조해진 의원이 각각 8년과 4년의 의정 공백이 있는 점, 주 원내대표가 당의 근거지인 TK(대구·경북) 최다선으로 '전략·정책통'이라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는 주장이다. 영남(56명) 표심은 일찌감치 이번 통합당 원내대표 선거의 핵심 변수로 거론돼왔다.

그가 TK 출신이면서도 친이계라는 점이 득표에 플러스 요인이었다는 관측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당선인 대변인과 특임장관 등을 역임했다. 20대 총선(2016년) 때는 '친이 배제, 진박 감별' 등으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바른정당으로 탈당해 초대 원내대표를 맡았지만, 그해 11월 당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4·15 총선에서는 원래 지역구(대구 수성을)가 아닌 곳(대구 수성갑)으로 출마, 여권 잠룡인 김부겸 의원을 꺾고 5선 고지를 달성했다.

주 원내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 사퇴 이후 공석인 당 대표의 권한도 대행한다. 이에 따라 ①거대 여당과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②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결론 ③미래한국당 합당 ④무소속 당선인 복당 문제 등의 숙제를 안게 됐다.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종배 신임 정책위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선 인사에서 그는 “우리 당은 바닥까지 왔다. 1∼2년 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재집권할 수 없고, 그야말로 역사에서 사라지는 정당이 될 것이라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거대여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건가
A : 현실 의석수를 인정하고 국정에 협조할 건 과감하게 협조하겠다. 하지만 소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으면 국가 운영에 큰 문제 있을 수 있다. 그 점을 여당이 명심해줬으면 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상 경험도 많고 정책위의장도 겪어서 상생ㆍ협치를 위한 틀을 잘 만들 거란 기대를 갖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약으로 내세운 법사위 법안체계ㆍ자구 심사 권한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1년에 위헌 법안이 10건이 나온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체계ㆍ자구 심사를 없앤다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Q :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나
A : 실패를 성찰하고 반성할 기회도 갖지 않은 채, 8월 이전 조기 전당대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혁신 비대위가 어느 정도 기간을 갖고 하는 것이 맞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가까운 시간 안에 뵙겠다. (비대위 활동 기간을 8월까지로 제한한) 당헌 개정은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김 내정자와 상의해 조속한 시일 안에 방안을 찾겠다.

Q :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은.
A : 가급적 빠르면 좋다고 생각한다.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협의하도록 하겠다.

Q : 홍준표 전 대표, 권성동 의원 등의 복당 문제는?
A : 복당 신청을 하면 시도당, 최고위 승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 협의체에서 결정하되, 원칙적으로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밖에 주 원내대표는 여의도연구원 등 당 조직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며 “빅데이터와 AI의 시대 이제는 과학이 된 선거를 우리는 우리만의 폐쇄된 신념으로 민심을 잃고 승리를 예상했다. 여의도연구원을 제대로 된 정책정보센터로 조속히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합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정치는 통합, 동지를 많이 만드는 정치 집단이 성공하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많은 정치세력이 통합하고 합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태영호ㆍ지성호 당선자를 국방위ㆍ정보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국민 다수에 의해 당선된 국회의원을 다른 정당이 ‘어느 상임위에 가라, 가지 마라’고 왈가왈부하는 것이야말로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통합당이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어려울 때마다 우리 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영남 지지자에게 ‘영남당이 된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자해적ㆍ자학적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한영익·윤정민 기자 hanyi@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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