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이제훈→최우식, 1순위 원했던 캐스팅..행복했던 조합"[SS인터뷰]

최진실 2020. 5. 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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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윤성현 감독이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윤성현 감독은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파수꾼’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청춘의 심리 변화를 깊이 있게 그린 이 영화로 신인 감독상을 휩쓴 윤성현 감독은 9년 만의 신작 ‘사냥의 시간’으로 청년들의 또 다른 얼굴을 그려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절망이 가득한 세상 속, 한 방을 향한 계획을 세우는 청년들과 이들을 쫓는 이의 이야기를 그린 ‘사냥의 시간’은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갈라 섹션에 초청되기도 했다.

‘사냥의 시간’은 당초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개봉일이 미뤄지고, 넷플릭스로 공개 플랫폼이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에 윤성현 감독은 “굉장히 흥분되기도 하고 떨린다”며 “여러 상황을 거쳐 이렇게 공개가 되는 과정 속에서 개인적으로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고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관객들까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작 ‘파수꾼’에 대해 ‘초 히트작’이라 말하자 윤성현 감독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감사하다”고 쑥스러워 했다. 새로운 작품까지 9년이나 걸린 것에 대해서는 “영화를 준비하던 것이 있었는데 규모가 너무 커서 불가능했었다. 성격 상 칼을 한 번 뽑으면 뭐라도 베는 스타일이라 접지 않고 끝까지 시도를 하며 무모한 도전을 했다. 그러다 보니 4~5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후 ‘사냥의 시간’ 시나리오를 쓰고, 장르적이나 형태적으로 기존에 했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이어서 준비하는 데도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윤성현 감독과 함께 배우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정민, 박해수 등 충무로의 기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들이 총 출동해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드림팀’ 캐스팅에 대해 윤성현 감독은 “제 의견이 무조건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모두 1순위로 뒀던, 가장 원했던 캐스팅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조합이 돼 운이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 함께한 작업은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했다. 영화가 도전의 부분이 많았고, 대사 위주의 이야기다 보니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넘어 소중한 친구들이라 생각되고 함께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냥의 시간’의 사운드와 음악이 호평을 받은 가운데, 음악 감독으로 프라이머리가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성현 감독은 “프라이머리라는 아티스트를 좋아한다. 다양한 음악을 즐겨 듣고,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고 생각했다. 대중음악 필드에 계신 분들과 꼭 한번 영화 음악을 해보고 싶었고, 1순위가 프라이머리였다. 함께 할 수 있게 돼 영광이었다. 정말 굉장한 아티스트고, 전방위적으로 어려움 없이 해내셨다. 처음이기에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 분은 천재구나’ 싶었다”고 프라이머리와 함께한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사진 | 넷플릭스 제공
‘파수꾼’부터 ‘사냥의 시간’까지 윤성현 감독은 청춘의 이야기를 작품의 주된 소재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청춘이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젊은 사람들, 미성숙한 아이들, 청년 세대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다. 투철한 철학이 있어 연이어 젊은 층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우연이었다. ‘사냥의 시간’은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 한국 사회를 지옥으로 보는 비유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린 것도 있고 우회적인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의도적이진 않지만 청년에 대해 관심도 많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비주얼텔러’라는 수식어와 함께 ‘파수꾼’의 성공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윤성현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인터넷에서 저에 대해 찾아보는 스타일도 아니고,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않는다. 쉬는 시간에는 산책을 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취미다. SNS도 따로 하지 않아 ‘비주얼텔러’라는 말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부담감도 없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냥의 시간’은 열린 엔딩을 통해 후속편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에 윤성현 감독은 “전혀 염두해두지 않았다. 이후의 이야기도 상상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처음 영화를 이야기하며 지옥을 그리고 싶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지옥을 탈출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 안에서 나름의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벗어나는 것, 살아남는 것이 다가 아니고 바꿔야 한다는 부분을 말하고 싶었다”고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말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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