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레고는 더이상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레고가 ‘키덜트’들의 취미이자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레고 블록을 이용해 악기나 절삭 기계 등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어 완구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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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블록이 레고와 호환되는 까닭은
블록 장난감 브랜드인 레고는 1932년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이 창업한 덴마크 기업이다. 1984년 레고코리아를 설립하며 우리나라에 상륙한 레고는 본격적으로 국내에 블록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문제는 비싼 가격. 1990년대 초중반 당시에도 마왕성, 해적선 등 인기 있는 세트는 가격이 5만원을 훌쩍 넘곤 했다. 1996년 당시 대기업 대졸초임 평균연봉이 186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고가의 장난감이었던 셈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비슷한 콘셉트의 옥스포드 상품 가격은 레고에 비해 절반 가까이 저렴했다. 여기에 옥스포드 블록들은 레고 블록들과 바꿔서 사용이 가능해 레고의 대체제로 찾는 고객이 주를 이뤘다. 물론 레고와의 블록과 호환성을 추구한 것은 비단 옥스포드뿐만이 아니다. 캐나다의 메가블록, 일본의 나노블록 등도 레고 블록과 조립이 가능하다.
레고 코리아 관계자는 “1980년대 후반 레고가 보유했던 블록 규격의 특허가 해지되면서 다른 업체들이 레고 규격에 맞춰 블록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블록 완구 시장에서 레고의 위상이 압도적인 탓에 자신만의 색깔을 추구하기보다는 레고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완구로 인식되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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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수단이 된 레고… 김정주도 재미 봤다
하지만 더 이상 레테크를 하긴 어려워졌다. 레고 본사에서 자사 정책에 따라 레테크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이식해 대대적으로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우선 단종됐던 인기 제품을 일부 재생산하고 기존 모델들의 생산 주기도 길게 가져가 시장에 해당 모델이 대량으로 풀리도록 만들었다.
레고의 팬으로 알려진 김정주 NXC 대표도 레고를 통해 이득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6월 벨기에에 세운 투자회사 NXMH를 통해 개인들이 레고 블록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 ‘브릭링크(Brick Link)’를 사들였다.
브릭링크는 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레고 거래 사이트로, 전세계 70여개 국가에서 1만여 개의 셀러들이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인수할 당시 브릭링크는 창업자인 다니엘 예젝이 2010년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 대표는 6년 간 키운 브릭링크를 2019년 11월 레고 그룹에 매각했다. 매각에 관한 구체적인 지분 변동이나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레고 본사가 관심을 가지고 나선데다 김 대표가 설립한 블록 완구 제작 업체 ‘소호브릭스’를 함께 매각한 터라 상당한 차익을 거뒀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