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이은하, 父 사업 실패→쿠싱증후군 딛고 김준규 작곡가 재회 [종합]

연휘선 2020. 5. 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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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N=연휘선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은하가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데뷔 당시 은사 김준규 작곡가와 재회했다.

1일 저녁 방송된 KBS 1TV 예능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이은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은하는 이날 방송에서 "데뷔곡 '님 마중’을 작곡해주신 김준규 선생님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아코디언 연주자셨다. 이미자 선생님과 같이 활동하시면서 이미자 선생님 노래로 저를 훈련시키셨다. 그런데 김준규 선생님이 저를 보고 '제2의 김추자로 키워야지 이미자로 키워야 할 아이가 아니다’라고 조언해주셨다"며 "이은하의 초석을 다져주신 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난 만큼 김준규 작곡가의 흔적을 찾기란 어려웠다. '밤차'를 비롯해 이은하의 다양한 히트곡이 즐비한 LP바에서도 데뷔곡 '님 마중'만 찾기 어려웠을 정도. 

그럴수록 김준규 선생에 대한 이은하의 애착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저희 아버지가 저한테 내 자식이니까 '왜 못해’라고 윽박지르셨다면 용기를 북돋아주신 건 김준규 선생님이셨다. 삼촌 같이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셨다"고 그리움을 토로했다.

이어 "아버지가 아코디언 연주자셨는데 아버지가 경제적인 이유로 음악을 그만 뒀다. 아버지가 저 부르는 걸  보시고 학교 갔다 오고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노래를 시키셨다. 어릴 땐 너무 싫었다. 보다 못한 동네 어르신이 전문가를 찾아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찾아간 게 김준규 작곡가 선생님이었다"며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은하는 "처음엔 아버지가 시킨 대로 이미자 선생님처럼 불렀는데 김준규 선생님이 '그렇게 하지 말고 김추자처럼 해봐라’라고 하셨다. 노래를 들으시더니 '얘는 이미자가 아니라 김추자 과네’라고 하셨다. 그 뒤로 노래를 배우는데 맞지를 않았다. 마음껏 지르다보니 칭찬도 들었다"며 김준규 선생과 만난 비화를 풀어냈다.

이에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은 이은하를 추억의 장소 청계천으로 이끌었다. 김준규 선생을 어린 이은하가 처음 만난 오아시스 레코드사 건물이 있던 곳이었다. 현재는 양복 공장으로 바뀐 오아시스 레코드사 건물에서 이은하는 추억에 잠겼다. 

이은하는 "건물이 남아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깜짝 놀랐다. 그는 "여기서 매일 40분~1시간 정도를 연습했다. 선생님이 바쁘시니까 알려주신 걸 아버지가 그대로 녹음해서 집에서 그대로 시키셨다. 여기서 연습한 게 6개월 정도 만에 나왔다. 대단하게 해주셔서 지금의 이은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히트곡이 많았던 이은하도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부친의 사업 실패로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 이은하는 "사람이 다사다난한 정도가 아니라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1990년대 초 아버지가 사업에 손을 대시면서 빚이 생겼다. 그때 당시 7~8억 원 정도였는데 제가 갚을 무렵엔 30억 원 정도였다. 아버지가 '나는 못한다. 내게 네 것이니 책임지고 갚아라’라고 하셨다"며 "그때 인천에서 시작해서 동두천까지 간다. 초저녁 6시부터 찍고, 찍고 새벽 3시까지 갔다. 무리한 스케줄로 건강이 안 좋아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망가졌더라. 응급차를 부르면 병원에 가는데 주사 한 방이면 멀쩡해진다. 진통제 맞으면서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게 갱년기 때 호르몬 변화로 쿠싱증후군이 생긴 거다"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오랜만에 만나는 은사인 만큼 이은하는 김준규 선생을 만날 수 있을지 걱정했다. 그는 "굉장히 불안하기도 하다. 뵐 수 있을까 싶고, 염려되는 마음이 크다. 아무리 인자하셔도 한번에 받아주실까 싶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김준규 선생을 찾았다. 김준규 선생은 현재까지도 개인 작업실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작곡, 음악 활동에 매진하고 있었다. 작업실에서 김준규 선생을 만난 이은하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단숨에 포옹했다. 이은하의 데뷔 앨범과 똑같은 모습의 김준규 작곡가가 반가움을 자아냈다. 

특히 김준규 작곡가는 "나는 고맙지. 나를 찾아주니까"라며 반가워했다. 그는 "아버지 사업 실패도 있고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들었는데 내가 연락하고 싶어도 연락처를 몰랐다"며 연락을 못했던 시간의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그때는 주관 없이 아버지만 따라다녀야 했다"며 어린 이은하를 보고 안쓰러웠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는 "그만큼 매달렸기 때문에 지금의 이은하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김준규 작곡가는 어린 시절 이은하와 함께 했던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에 이은하는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 '님 마중'을 지금껏 이루지 못했다. 마무리도 선생님이 해달라"며 신곡을 부탁했다. 김준규 작곡가는 흔쾌히 "해야지. '천생연분'이라는 노래도 있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이은하는 "제가 평소 뜨개질을 조금 한다"며 김준규 선생을 위해 뜬 목도리를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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