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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보낸다" 이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엔 통곡소리만

"일하느라 뉴스 못봐서 몰랐다" 호흡곤란 가족도
이역만리서 생 마감 카자흐스탄인…영정 미소 안타까워

(이천=뉴스1) 박종홍 기자, 황덕현 기자 | 2020-04-30 22:03 송고 | 2020-04-30 22:43 최종수정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2020.4.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2020.4.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30일 오후 경기 이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가족의 영정을 마주한 유가족들은 애끓는 눈물을 흘렸다.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후 3시를 전후로 준비됐다. 준비가 채 끝나지 않은 오후 2시 전후, 문화센터에 들어선 유가족들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현수막과 위패, 영정이 위치하는 것을 하나하나 지켜봤다. 조화가 쌓이고 향에 불을 붙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명의 조화가 들어서자 유가족의 통곡 소리는 커졌다.
화재 사고로 아들을 잃은 60대 여성은 차마 분향소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 앉아 통곡했다. 그는 "일하느라 뉴스를 못 봐서 몰랐지…며느리가 밖에서 울고 있더라"고 한탄했다. 주변에서 가족들이 달래도 울음은 멈추지 못하던 그는 잠시 동안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 할아버지는 아들로 보이는 영정 앞에서 사진 속 얼굴에 손을 뻗으며 고개를 숙였다. 다른 이의 부축을 받고 겨우 영정 앞에 다가선 한 여성은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아 통곡했다. 준비된 국화를 영정 앞에 살며시 놓으며 조용히 흐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초등학생 정도 된 남자아이 한명은 흘러나오는 울음을 애써 참으려 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합동분향소는 현재 유족·지인의 조문만 받고 있다. 애도의 뜻을 더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조문은 아직 받지 않고 있다. 사망자들의 신원이 채 전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문을 받을 수는 없다는 유가족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망자의 신원이 다 확인된 뒤 일반인 조문 시점을 정하는 방안을 피해자 가족들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은 확인됐으나 DNA 일치 등으로 신원 확인이 필요한 시신이 있는 탓에 영정을 모신 단상 곳곳에는 빈 자리도 있다. 신원이 확인됐거나 유족이 동의한 24명의 사망자 영정만이 놓인채 조문이 시작됐고, 현재까지도 7자리는 비어있는 상황이다.

사망자 중에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죽음을 맞게 된 카자흐스탄 출신 노동자 2명 등의 미소 띤 영정도 있어서 주변을 더욱더 안타깝게 했다.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2020.4.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이천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2020.4.3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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