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식되면 동료끼리 대포나 한잔"..의료진 못잖았던 경찰의 분투 [코로나 100일]

2020. 4. 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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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같이 고생한 사람들과 대포나 한잔 기울이고 싶다."

박 경감은 "자그마한 임무지만 내가 할 도리는 다했다. 경찰도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전세버스업체들이 교민들의 이송을 거절하자 정부기관 중 경찰이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데에는 경찰의 격리이탈자에 대해 경찰이 강한 수사 의지를 표명한 것도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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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호송 물론 의심자 동선 추적 맡아
경찰, 코로나19 진정국면 숨은 공로자 '주목'
자가격리 위반 200여명 수사.."확산방지" 評
경찰이 버스와 인력을 동원, 지난 1월 31일 중국 우한(武漢)에서 온 교민들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호송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같이 고생한 사람들과 대포나 한잔 기울이고 싶다.”

28일 통화로 다시 만난 박재순(56) 대구북부경찰서 경감의 목소리는 사뭇 밝았다. 지치고 다급한 느낌이 전화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지던 한 달 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서만 3000명이 넘어가던 때였다. 하루가 수십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자고 나면 몇 명씩 사망하던 때가 불과 한 달 전이다.

박 경감은 경증 확진환자 격리센터로 운영되던 대구 북구 경북대 기숙사 치료센터에 파견근무 중이었다. 6명 3교대로 돌아가며 격리자들과 함께 격리되기를 20일. “가족이 가장 보고 싶다”고 말하던 박 경감은 이제 그렇게 바라던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박 경감은 “자그마한 임무지만 내가 할 도리는 다했다. 경찰도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소회를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9일이면 정확히 100일이 된다. 이날 현재 총 확진자 수는 1만752명, 사망자는 244명이다. 지난 27일 추가 확진자는 14명이었다. 하루에만 1000명 가까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확실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진정세에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이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박 경감 같은 경찰들도 숨은 공로자다.

중국 우한 교민들을 이송하는 임무를 맡은 것도 경찰이었다. 정부는 당시 전세버스를 임대해 이들을 이송하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전세버스업체들이 교민들의 이송을 거절하자 정부기관 중 경찰이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전세기를 통해 입국한 우한 교민 800여명을 임시 숙소로 이송한 이들도 경찰이다. 3차에 걸친 이송작전에 차량운전요원 105명, 교통경찰 323명이 투입됐다. 투입된 경찰차량은 버스가 93대, 화장실차량이 12대, 순찰차가 96대, 순찰 오토바이가 32대다.

해외 언론이 극찬했던 ‘확진자 동선 파악’의 숨은 공신도 경찰이다. 폐쇄회로(CC)TV를 통한 동선 파악과 잠적한 격리자의 소재 파악 모두 경찰의 일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1만3286건의 소재 파악 요청 건 중 경찰이 소재를 확인한 건은 모두 1만3277건(26일 기준)이었다. 성공률이 무려 99.9%였다. 특히 논란이 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교인 9020명은 100% 찾아냈다. 신천지 교인에 대한 확진자 동선 확인 요청이 627건이 들어왔고, 경찰은 이들 모두의 동선을 파악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데에는 경찰의 격리이탈자에 대해 경찰이 강한 수사 의지를 표명한 것도 주효했다. ‘감염병예방법’을 보면 자가격리 조치 위반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경찰은 286명의 자가격리 이탈자에 대한 소재를 확인, 209명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경찰은 이 중 45명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달 10일 미국에서 입국, 자가격리를 통보받았음에도 사우나에 방문하는 등 총 3회에 걸쳐 무단이탈한 A(68)씨를 구속 송치했으며, 16일에는 두 번이나 자가격리지에서 무단이탈한 B(27)씨도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 송치했다. B씨는 격리수칙을 어기고 인근 편의점·야산 등을 돌아다녔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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