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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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내리치는 벼락의 번쩍임 같은 것이 그렇다.
빛이 아님에도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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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대신 자개, 붓질 대신 끊음질
나전칠기 명인 유철현 협력 신작 20여점
경리단길 아트딜라이트, 30일까지
서양화가 정직성(43)은 이 순간을 붙들고 싶었다. 깊이 있는 검은색인 옻칠 위에 빛나는 자개를 하나하나 붙이고 끊어내는 나전칠기 기법으로 풍경을 아로새겼다.
매화 그림을 펼쳐 놓은 그의 작업실로 나전칠기 명인 유철현(67) 씨가 찾아왔다.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 되면서 길거리에 버려지는 중고 자개농을 수집하다 알게 된 작가의 자문인 같은 분이다. 자개농과 매화를 번갈아 보며 ‘자개로 작업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유씨가 가족회사인 아라지안공방을 통해 재료공급과 기술협력을 돕겠다고 나섰다.
작가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추상성을 띠는 것, 추상적이지만 현실 세계와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는 것, 고통스런 삶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도 낙천성을 지닌 것, 어눌하지만 손노동의 정성스러움이 보이는 것, 테크닉을 과시하지 않고 절제할 줄 아는 것, 몸 혹은 손을 움직이는 노동에 스스럼이 없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한다.
전시가 한창인 아트딜라이트는 2018년 6월에 개관한 젊은 화랑이다. 프랑스 디자이너 까스텔바작의 국내 독점 매니지먼트사이기도 한 곳으로 ‘맨드라미’의 김지원과 ‘붉은 산수’의 이세현 전시로 개관전을 열었고 사진작가 민병헌 등 중량급 작가와 젊은 작가를 고루 소개해 왔다. 전시는 30일까지. /글·사진=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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