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0일]마스크 필수·첫 온라인개학…일상이 된 거리두기

여가·근무 모두 집에서…초·중·고교는 온라인 개학
정은경 본부장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 방심 NO

본문 이미지 - 26일 화창한 휴일을 맞아 대구 달서구 놀이공원 이월드를 찾은 시민들이 놀이기구 대기선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4.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26일 화창한 휴일을 맞아 대구 달서구 놀이공원 이월드를 찾은 시민들이 놀이기구 대기선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4.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이상학 기자 =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지 100일째가 됐다. 1월20일 국내서 첫 확진자 발생한 뒤 27일 기준 1만738명의 누적확진자가 나오기까지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마스크는 필수·접촉은 최소화…일상이 된 거리두기

비말(침방울), 접촉 등으로 주로 전파되는 코로나19 특성상 방역당국은 확산 초기부터 가장 중요한 예방법으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강조했다. 100일이 된 현재도 대중교통,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을 가면 마스크를 쓴 사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위생수칙이 하나의 습관이 된 셈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감염 확산세가 가팔랐던 지난 2~3월에는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마스크가 기존 가격보다 몇 배나 비싸게 팔렸고 약국, 편의점 등에서는 마스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마스크 가격 급등을 틈타 사재기와 매점매석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검·경이 나서 마스크 유통교란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후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를 도입하면서 마스크 수급 상황은 점차 안정을 되찾아갔다.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공적 마스크 구매수량을 1인2매에서 1인3매로 늘렸다. 마스크 재고량이 증가하는 등 수급 상황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고 내린 조치다. 정부는 5월3일까지 일주일간 시범 운영을 해보고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1인 3매' 수량을 유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람들 간의 접촉은 최소화됐다. 지역 행사와 각종 박람회·설명회 등 인파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모임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사람들의 '손'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로 지목되면서 팔꿈치로 악수를 대신하거나 주먹을 맞부딪치는 인사가 자주 쓰이기도 했다.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땐 이쑤시개를 이용하거나 팔꿈치로 누르는 등 안전하게 버튼을 누르는 방법 등이 SNS에 퍼지기도 했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물건을 만질 땐 곧바로 손을 씻거나 손 세정제를 이용하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본문 이미지 - 27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공적 마스크 구매 수량을 주간 1인당 2매에서 1인당 3매로 확대한다. 5월3일까지 일주일간 시범 운영하고,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1인 3매' 수량을 유지할 계획이다. 2020.4.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7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공적 마스크 구매 수량을 주간 1인당 2매에서 1인당 3매로 확대한다. 5월3일까지 일주일간 시범 운영하고,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1인 3매' 수량을 유지할 계획이다. 2020.4.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초·중·고교 초유의 온라인 개학…대학도 온라인 강의

초·중·고교는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다.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은 4월9일 우선 개학했고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은 16일, 초 1~3학년은 20일 순차적으로 개학했다.

개학 초기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의 서버 불안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접속이 지연되거나 버퍼링 지속, 로그인이 튕기는 현상 등이 나와 현장의 불만이 컸다.

또 수업을 혼자 듣거나 컴퓨터를 다루기 어려워 하는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지속적으로 옆에서 돌봐줘야 해 학생들의 개학이 아닌 '학부모 개학'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집단 감염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온라인 개학은 잘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등교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다음달 3일 전후 확정하기로 했다.

3월 중순까지 개강을 미루던 대학도 온라인을 통해 학기를 시작했다. 서울의 일부 대학은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내세웠고 일부 학교는 5월 중 오프라인 개강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 대학 단체는 '원격 수업으로 질이 떨어진다'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 여가도 근무도 모두 집에서…'집콕'이 좋아요

코로나19가 확산은 근무 환경에도 변화를 줬다. 감염 예방 조치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면서 특정 장소에 출근해 일하는 것이 익숙했던 직장인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서울 중구 회사까지 매일 출근하던 최모씨(32)는 "출퇴근 시간을 합해 매일 2시간 이상을 통근에 쏟아야 했는데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어 좋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지옥철을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저녁 있는 삶이 강제로 생겼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나 불필요한 대면 회의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재택근무의 큰 장점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때 헬스장, 요가원 등 체육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운동을 하는 크게 늘었다. 롯데멤버스가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이달 2∼3일 20대 이상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8.1%는 집에서 운동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집콕'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배달 음식 주문이나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마케팅·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 앱마인더에 따르면 모바일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의 이용자 수는 지난 1월 760만2000여명에서 3월 839만1000여명으로 10.4% 늘었고, 요기요 이용자 수도 1월 472만여명에서 3월 543만3000여명으로 15.4% 증가했다.

본문 이미지 -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적 완화 이후 첫 주말인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한 달간 시행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 달 5일까지 완화해 유지하기로 했다. 2020.4.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적 완화 이후 첫 주말인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한 달간 시행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 달 5일까지 완화해 유지하기로 했다. 2020.4.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방심은 금물

코로나19 발생 이후 100일을 지나면서 그동안 한국은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를 맞기도 했으나 27일 기준 확진자의 약 81%인 8700명이 완치해 격리해제되는 등 안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종식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7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100일을 한 줄로 평가해달라는 말에 "국민과 의료진께 깊이 감사드리지만 코로나19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황금연휴를 시작하는 한 주이고 집단감염을 막으려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망이 거르지 못한 무증상 감염이나 증상이 가벼운 사례도 많이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 전파력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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