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28일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00일째가 된다. 지난 1월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27일 기준 1만738명의 확진자가 나온 사이 국민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가 왔다.
'마스크 대란'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 개학'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경험해 본 적 없는 생활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100일째로 접어들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변화된 일상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마스크 대란 '극복'…마스크의 생활화
코로나19 사태 초기 바이러스의 비말 전파에 대한 분석이 나오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이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온라인상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웠고, 물량이 있어도 코로나19 이전보다 3~4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팔렸다. 약국이나 다이소 등에 마스크를 사러 갔다가 허탕 치는 국민들이 늘어났다.
이에 법무부와 검찰, 경찰 등은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 엄단에 나섰다. 검찰은 전국 18개 검찰청에 코로나19 대응팀을 꾸렸고, 경찰은 마스크 유통교란 행위를 잡는 특별단속팀을 전국 경찰서에서 편성했다.
이후 정부가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면서 마스크 공급은 안정세를 찾아갔다. 출생연도별 구매 가능 날짜를 지정해 1인당 하루 2개씩 마스크를 판매했고, 27일부터 일주일간 공적 마스크 '1인 3개' 구매 제도가 시범 시행됐다.
이제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마스크 착용은 생활화가 됐다. 일부 건물이나 음식점, 카페 등은 마스크 착용 없이 입장을 허가하지 않는 곳도 있다.
◇재택근무·회식 없는 직장…'집콕족' 늘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직장 내 회식 문화가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씨(26)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회식을 했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집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늘었으며,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직장인도 있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집중이 어려워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거나 '종일 집에 있으니 답답하다'는 푸념 섞인 불만도 나왔으나, 오히려 재택근무에 더 익숙해진 직장인도 나오고 있다.
아직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A씨(34)는 "처음에는 집중도 안 되고, 답답해서 중간에 카페로 나가기도 했다"며 "지금은 재택근무에 적응이 많이 됐다. 이젠 출근한다는 것이 오히려 어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여가를 집에서 보내는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온라인 거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마케팅·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 앱마인더에 따르면 모바일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의 이용자 수는 지난 1월 760만2000여명에서 3월 839만1000여명으로 10.4% 늘었고, 요기요 이용자 수도 1월 472만여명에서 3월 543만3000여명으로 15.4% 증가했다.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등 운동시절이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문을 닫자,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족'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멤버스가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이달 2∼3일 20대 이상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8.1%는 집에서 운동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교가는데 30초' 온라인 개학
지난 9일 중·고교 3학년생들을 시작으로 초중교 전 학생이 온라인 개학에 돌입했다. 원격 강의를 듣고, 과제를 내는 풍경이 익숙해졌다.
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에 돌입하면서 맞벌이 부부들을 중심으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저학년 학생들은 비교적 집중력이 짧아 옆에서 부모들의 관리가 없이는 수업을 듣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수업을 듣기까지 혼자 컴퓨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어 부모들이 옆에서 하나씩 지도해주고 있다. 여기에 과제를 수행해 사진으로 찍어 제출해야 출석을 인정해주는 학교도 있어 일각에서는 '부모 개학'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여기에 많은 학생이 몰려 EBS 온라인 클래스 서버 접속이 지연되는 경우가 수차례 발생하면서 불편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성공적인 대응을 했다고 평가받았다가 섣부른 개학 이후 확진자 수가 폭증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보면 집단 감염 우려에 대한 긍정적인 대처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등교 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다음달 3일 전후 확정하기로 했다.
◇전문가 "아직 방심하긴 일러…밀폐된 공간서 마스크 착용 필수"
최근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고,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활동을 즐기는 상춘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원을 비롯한 도심 주요 명소는 물론 카페나 쇼핑몰 등 실내 시설, 이용 제한이 완화된 종교시설, 운동시설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직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단 감염 우려가 있는 밀폐된 공간에 갈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며 "불가피할 경우 손 소독, 마스크 착용, 기침 에티켓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다들 마스크도 쓰고 조심하고 있으니까 이 정도로 안정세에 접어든 것"이라며 "카페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는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무증상 감염자도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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