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조만간 등장" vs "식물인간".. 엇갈린 외신 보도

김주영 2020. 4.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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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의료진 파견"은 로이터·日주간지 일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2주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재 상태를 두고 극명히 엇갈리는 외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북한에 의료 전문가들을 파견했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 내 한 소식통의 주장을 보도했다. 반면,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는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고 전했다.

25일 로이터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한 고위 관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지난 23일 베이징을 출발해 북한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부서다. 해당 대표단에는 의료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로이터는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로이터는 한국에 있는 또 다른 한 소식통이 ‘김 위원장이 살아있으며,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알려왔다고도 보도했다. 또, 미국 정보에 밝은 한 관리는 김 위원장이 건강 문제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렇다고 중태이거나 대중 앞에 다시는 등장하지 못할 정도라고 결론을 내릴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향산특각에서 치료 중”이라고 보도한 직후 미국 CNN방송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 중”이라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가 로이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알렸고, 우리 정부도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들었다”며 “그 보도는 부정확한 보도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김 위원장의 잠행이 이어지고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의 곤도 다이스케 편집위원은 지난 24일자 기사에서 중국의 한 의료 관계자로부터 김 위원장의 상태에 관한 상세한 경위를 전달받았다고 적었다. 기사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지방을 시찰하던 도중 갑자기 가슴에 손을 얹으며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동행하던 의료진이 황급히 심장 마사지를 하면서 김 위원장을 인근의 한 병원으로 후송했고, 북한은 중국에 의료진을 파견해 달라고 긴급히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중국은 약 50여명의 의료진을 꾸려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파견했다. 여기까지는 로이터가 보도한 내용과 유사하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훈련 지도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이 중국 관계자는 북한 의료진이 중국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김 위원장에게 긴급 심장 스텐트 시술을 했고, 결과적으로 시술이 실패해 김 위원장이 식물인간이 됐다고 주장했다. 집도를 한 북한 의사는 중국에서 오랜 기간 연수를 받은 심장외과 의사지만 잔뜩 긴장해 있었던데다 김 위원장과 같은 거구의 몸을 집도한 경험이 없어 스텐트를 넣는데 8분이나 소요됐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중국 의사단이 김 위원장이 있는 병원에 도착했을 땐 더 이상 손쓸 도리가 없었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곤도 편집위원은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이 중국 의료인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독재자의 정치적 생명이 어이없게 최후를 맞은 것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이날 밤까지도 김 위원장의 공개적인 활동에 관한 소식을 전하지 않은 채 인민혁명군 창건 88주년 기념일(4·25) 관련 보도만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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