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국내 여자 프로바둑 조혜연 9단이 24일 스토킹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출처|KBS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국내 여자 프로바둑 최정상 조혜연 9단이 1년여간 지속된 스토킹 피해에 청와대 국민청원을 직접 제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범죄로 분류되어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자신은 물론 자신이 가르치는 어린 학생들까지 공포를 겪고 있는데 따른 문제제기였다.

조 9단은 24일 KBS뉴스에 출연, 지난해 3월 바둑학원을 연 뒤부터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찾아와 고성을 지르고 위협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 9단은 “술에 만취한 상태로 곧장 저한테 몸으로 돌진했다. 저랑 대화를 해야 하고, 심지어 저랑은 결혼한 사이라고 명백히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호소했다. 이 남성은 학원 벽에 이상한 욕과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을 적어놓기도 했다.

조 9단이 공개한 영상에는 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모습이 담겨있는데, 문제의 남성은 “야, 조혜연아. 너 너무 막 나간다. 아주 재밌다”라며 조롱을 하기도 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조 9단이 이번 달에만 경찰에 8차례 신고했지만, 범칙금 5만원을 받은 게 전부다. 문제의 가해 남성은 지치지 않고 조 9단을 괴롭히고 있는 상황.

이에 조 9단은 지난 23일 ‘흉악한 스토커를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삼십대 미혼 여성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직접 올리기까지 했다.

관련 글에서 조 9단은 “흉악한 스토커 정 모씨는 1년 전부터 저의 사업장에 나타나 갖은 욕설과 고함을 치고 있다. 공권력은 저와 주변인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이 사람을 잡아 가두지도, 일시적으로 구류하지도 못하고 있다. 저의 교습소에는 초등학생들이 다수인데, 스토커를 보고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4월 7일,8일,9일 연속으로 나타나서 저와 제 주변인에게 갖은 욕설과 고함, 협박 및 모욕을 하여 제가 형사고발하였고, 어제인 22일 밤 으슥한 곳에서 나타나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한 시간 정도 고함을 쳤다. 경찰에 세 차례 신고했으나 결국 통고조치 벌금 5만원, 사실상 훈방조치하였고 해당 스토커는 오늘인 23일도 제 사업장에 나타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처벌이 경미하다보니 정씨를 묶어놓을 어떤 방편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9단은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현행 스토커 처벌법이 너무 경미하고 미약한 처벌을 해서가 아닌가 여겨진다. 스토킹 피해자는 정신적 외상, 불안한 심리상태, 주변인에 미치는 피해 및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린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스토커 처벌법을, 피해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강력범죄로 다뤄주셨으면 한다. 최소한 구속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저희는 지옥 같은 나날을 살게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관련 청원에는 25일 오전 9시 현재 3466명이 동의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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