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환자 감소에 텅 빈 병상 '감염병 전담병원' 줄인다

황수연 2020. 4. 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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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4차례 걸쳐 병상 감축.."전국 1500~2300여개 수준 조정"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 온 전담병원 60여곳을 일반병원으로 점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 신규 환자 발생이 하루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퇴원 환자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전담병원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중대본은 “급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량 확보한 감염병 전담병원의 병상 중 일부를 시・도 단위 최소 병상을 유지하는 선에서 감축・조정해 일반병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국은 코로나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자 전국 국·공립병원 등 여러 곳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뒤 코로나 환자를 전담하게 했다. 현재 국공립병원(55개)과 민간병원(12개) 등 67곳 병원의 7500여 병상을 확보해둔 상태다.

당초 국·공립병원이 중심이었지만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 환자가 크게 늘면서 민간병원도 다수 참여했다. 코로나 환자만 치료하는 병원도 있고 일반환자와 코로나 환자의 동선을 구분해 같이 치료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완치 환자가 늘면서 7500여 병상을 모두 전담체제로 운영할 필요성은 줄어들게 됐다. 실제로 이날 기준 격리 치료 중인 환자는 2051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 경증 환자는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 중이다. 전담병원 다수 병상이 비어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병실에서 6일 음압기 설치 직원이 기기를 작동해 보고 있다. 음압기는 병실 내부의 공기를 필터링 해 바이러스가 없는 상태로 만든 다음 밖으로 배출하는 장치다. 중앙포토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 대구나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의 경우 환자가 입원해있는 경우가 상당히 적고, 병원별로 편차가 크다"며 "감염병 환자가 오든 안 오든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을 비워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국공립병원은 그 지역에서 상당히 중추적인 의료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어 현재 많은 일반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상황”이라며 “확진자 수에 대응해 탄력적으로 병상을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상 감축은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없어 가동률이 저조한 기관 중심으로 우선 실시해 모두 4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코로나 19 전담병원으로 활용된 부산의료원. 중앙포토

우선 이날 확진 환자가 없는 12개 병원(682개병상)이 지정해제된다. 이어 요양・산재병원 등 감염병 대응에 적합하지 않은 11개 병원 등을 대상으로 이달 중 추가로 감축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대구・경북, 수도권을 제외한 12개 시・도 대상 지역별 병상관리 및 재가동계획을 수립해 3차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경북 및 수도권 5개 시・도는 확진 환자 추세 등을 살펴본 후 추가로 감축을 검토한다.

중대본은 “4차례에 걸친 감축이 완료될 경우 일일 확진 환자가 50명 이하로 유지되는 추세 아래에서는 감염병 병상 수가 전국적으로 1500~2300여 개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언제라도 대구처럼 환자가 폭증할 상황을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반장은 “언제든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 이에 맞춰 탄력적으로 병상을 즉시 동원할 수 있는 계획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담병원을 일반병상으로 전환할 경우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임시설치한 시설물을 유지하고, 병상관리 및 재가동계획을 수립해 위기 시에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윤 반장은 “확진 환자 추이를 토대로 위기 상황을 4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필요한 적정 병상 수를 유지랄 것”이라며 “상황이 발생하면 10일 이내에 다음 단계의 병상 수를 확보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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