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신종플루·에이즈 책임졌나"..'책임론' 반발나선 중국

임주리 2020. 4. 2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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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중국 책임론'을 들고나오자 중국 정부가 반격에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환구시보,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피해자"라고 강조하고 "미국은 과학에 근거한 사실과 국제사회의 견해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중국이 이같은 반격에 나선 것은 미국에서 최근 '중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팬더믹 초기부터 "중국에서 온 바이러스"라고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다시 '중국 책임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고위 관료들도 같은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선 중국 정부가 상황을 은폐해 피해를 키웠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됐다. 집단 소송은 다른 주(州)로도 번지고 있으며, 다른 국가에서도 중국에 책임을 묻자는 주장은 계속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브리핑에서 '중국 우한 실험실 바이러스 유출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나도 갈수록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매우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AP=뉴시스]


겅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09년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플루(신종 인플루엔자·H1N1)가 전 세계로 확산해 거의 20만 명이 숨졌을 때, 미국에 그 피해에 대해 책임지라고 한 이가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1980년대에 에이즈가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보건 위기뿐 아니라 경제 위기도 짚고 넘어갔다. "2008년 미국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됐을 때 미국에 책임을 물은 이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서로 비난하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새삼 신종플루를 언급한 것은 2009년 당시 이 전염병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처음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로 빠르게 확산했고, 전 세계에서 약 1만8500명(WHO 집계)이 사망했다. 그러나 일부 의학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20만명이 넘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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