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고등학생 102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오는 24일 원격으로 치러진다. 이 시험이 도입된 이후 19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협의 결과 오는 24일로 예정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원격수업 프로그램으로 실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학교들은 이를 출결 및 수업시수로 인정할 수 있으며, 미참여시 별도 원격수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문제지는 시험 당일 오전에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등 대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각 학교가 배부한다. 학생들은 이후 문제지 배부를 고려해 조정되는 시간표에 따라 문제를 풀게 된다.
교시별 문제지는 각 교시 시작 시간에 맞춰 해당 시도교육청과 EBSi 홈페이지에 탑재되며, 정답과 해설은 같은 날 오후 6시 이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등교 시험과 같은 수준의 공식적 평가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전국단위의 공동 채점과 성적 처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원격 학력평가’ 결정은 코로나19 때문에 등교가 어려운 상황에서 학사일정 부담 등의 현실적 이유로 추가 연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다. 당초 이번 학력평가는 지난달 12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늦어지며 모두 네 차례 연기됐다. 고1과 고2의 경우 시행을 학교 자율에 맡기며 사실상 시험을 보지 않는 듯 했으나 이번 발표로 뒤집힌 셈이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사설 모의고사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고 수험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2년 시작됐다. 매년 3월과 4월, 7월, 10월에 시행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학력평가의 원격 시행이 현역 고3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등교 시험과는 마음가짐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객관적 성취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원 등에서 자체 시험을 치르는 재수생들에 비해 현역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공교육 의존도가 높은 중하위권 학생들이 크게 체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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