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예배 참석 父·간호사 딸 동시 확진
다녀간 교회·병원 모두 격리 후 전수조사
부친은 고교에서 근무… 교사·직원 전원 자가격리
정부 거리두기 완화 추진 중
전문가 "완화 뒤 재유행 조심해야"

한 달여 간 확진자가 없었던 부산에서 19일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명이 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1명은 코로나 환자를 치료해 온 의료진이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려는 가운데, 이번 부산 사례에 촉각이 모인다. 부산에서 이 경로를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거리두기 완화 이후에 전국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25세 여성 간호사가 일하고 있는 부산의료원.

2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전날 북구 거주 58세 남성 A씨와 부산의료원 간호사 25세 여성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이후 부산시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A·B씨는 이 지역 26일 만의 확진자다.

A·B씨는 부녀지간으로, 두 사람 모두 기침과 가슴 통증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동래구 한 고교 행정실 직원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12일 부산 강서구 새날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부산시는 새날교회를 폐쇄하고,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또 A씨가 다녀간 날의 예배 참석자와 교회 관계자 160여 명에 자가격리 명령을 내렸다. 다만 새날교회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잘 따랐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A씨가 근무하는 학교의 교사와 직원 60명에게도 자가격리를 조치했다.

B씨는 대구 요양병원에서 확진돼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된 코로나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는 병동에서 일 해왔다. 부산시는 이 병원 병동 의료진 157명의 외래환자를 중단하고, 병원 건물 안에 2주간 동일 집단(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또 전수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이 병동에는 9명의 확진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B씨는 각각 따로 살고 있었으나, 식사 등 일상적인 접촉은 이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격리 병동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인 B씨는 가족과의 접촉을, 교직원인 A씨는 부활절 예배에 참석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 달 5일까지 유지하되, 일부는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달여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됨에 따라 국민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유흥·체육·종교시설의 경우 집회 등을 금지한 기존 행정명령은 유지하면서 ‘운영중단’ 권고를 ‘운영자제’ 권고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교회 등에서 방역 지침만 잘 준수하면 오프라인 예배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 사례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사이 코로나의 지역내 집단감염 발생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더욱이 A씨의 경우 교직원이라는 특성상 등교 개학이 이뤄졌다면 학교내 집단감염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방역 모범사례로 꼽혀왔던 싱가포르 역시 개학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이전보다 14배 폭증하는 사례가 있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아직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나 강력한 봉쇄를 해제하고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없고 전 세계적인 유행이 진행 중이다"며 "많은 전문가들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적으로 유행이 악화와 완화를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고 또 느슨해졌다는 지적들이 많이 있다"며 "학생들이 예전처럼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강력하게 실천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