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경기위축 심화"..부정적 표현 쏟아낸 KDI

박영주 2020. 4.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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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경제 불확실성 확대"
"관광·여행 등 서비스업 중심 취업자 수 감소"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 수요 감소 확대될 듯"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 입구에 부착돼 있다. 2020.04.05. mspark@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KDI는 16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경기 부진'이라는 문구를 썼다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경기 부진 완화' 등 긍정적인 표현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부터 다시 '경기 위축' 등 부정적 평가가 늘어난 모습이다.

KDI는 "2월 전산업생산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한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도 위축됐다"며 "특히 서비스업은 대면 접촉이 많은 관광·여행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자와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세부 지표를 보면 2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구제역이 있었던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광공업생산은 2008년 12월 금융위기 시절(-10.5%)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내려앉았다. 숙박·음식점업(-14.1%),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17.9%)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생산도 3.5% 쪼그라들었다.

제조업은 재고율이 상승하고 평균가동률은 하락하면서 수요의 감소 흐름이 관찰됐다. 2월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113.9%)보다 높은 118.0%를,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5.6%)에 비해 4.9%포인트(p) 하락한 70.7%를 기록했다. 중국산 자동차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가동률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2월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월보다 0.7p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구성 지표인 경제심리지수와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크게 하락하면서 3월에는 기준치(100)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17일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곳곳에 '공장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3.17.lmy@newsis.com


코로나19가 전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의 생산 차질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대외 수요가 점차 위축될 전망이고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으로 생산 감소가 재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KDI는 우려했다.

3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54로, 계절조정 제조업 BSI는 67→56으로 하락하는 등 경제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모양새다. 3월 인천공항 여객 증가율도 89.6% 감소하고 제주도 관광객도 내국인(-53.5%)과 외국인(-97.3%) 모두 전월에 이어 크게 감소하며 서비스업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2월 소매판매액은 -2.3% 감소하며 빠르게 위축됐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면세점(-36.4%)과 백화점(-21.3%)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96.9에서 78.4로 크게 하락했다.

2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15.6%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투자 심리 악화는 설비투자의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은 5.6% 증가하고 건설수주(경상)는 28.5% 증가했다.

3월 일평균 수출은 전월(-12.4%)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된 -4.0%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등 제조업의 경우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지난 1~10일 수출액은 122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6%(28억 달러) 감소하는 등 수출 역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권에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도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9만2000명 증가했으나 60세 이상을 제외한 20대(-3만5000명), 40대(-10만4000명) 등 취업자 수는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5만3000명), 사업시설 및 임대서비스업(-1만2000명), 예술·스포츠업(-6000명) 등에서 종사자 수가 줄어들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석유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월(1.1%)보다 낮은 1.0%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4% 오르면서 지난해 2월(1.1%) 이후 1년 1개월째 1%대를 밑돌았다. 이는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치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4.01. chocrystal@newsis.com


금융시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와 원화 가치 국고채 금리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회사채의 신용 위험이 확대됐다. 3월 종합주가지수는 전월 말(1987)보다 11.7% 하락한 1755로 조사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월 말보다 3.7원 상승한 1217.4원이었다. 국고채 금리(3년물)는 1.07%에 머물렀다.

KDI는 "전 세계 주요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주가와 금리가 하락했다"며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가 악화되면서 생산과 소비 관련 심리지표 모두 전월에 이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이후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대외수요 감소의 영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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