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비행기 탄 유학생.."물 안마시고 화장실 이용 꺼려"
#지난해 5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의류 회사에서 1년짜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던 A씨(26), 그는 회사로부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졌다며 인턴 계약을 한 달 줄여 3월 27일(현지시간)에 종료하겠다고 통보받았다. A씨는 11개월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4월 11일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어 조기 귀국했다. 더는 미국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토요일 오전이기도 했지만 길에 차가 별로 없었다. 원래 LAX 공항은 차가 많이 막히는 거로 유명하다.
공항엔 대부분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뿐이었다. 대략 100여 명 정도였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방호복은 보이지 않았지만 노란 우비를 입은 사람은 봤다. 나는 가리개(실드)가 달린 모자를 쓰고 그 안에 마스크를 썼다.
▶의외로 간단했다. 탑승 게이트 앞에서 열만 재고 끝났다.
▶탑승 전 기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메일이 항공사로부터 왔다. 승무원들은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을 착용했다. 일부 승객들도 라텍스 장갑을 끼었다. 나는 장갑은 끼지 않았다.
나는 기내식을 먹었지만, 누구는 밥은커녕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밥 먹는 것보단 화장실 가는 것이 제일 꺼려졌다. 손을 씻고 나왔지만 휴지로 화장실 문을 열고 닫은 뒤 자리로 돌아와 손 세정제를 사용했다.
▶착륙 직전 기내에서 건강상태 서류 1장을 작성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선 건강 체크 서류를 제출하고 바로 열을 쟀다. 다행히 나는 이상이 없어 통과됐다.
측정한 온도와 머무를 주소를 자가격리자용 서류에 적었다. 그리고 검역관이 자가진단 앱을 설치했는지 검사했다. 보호자에게 주소지가 맞는지 모두 확인받은 뒤 입국 심사대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입국 심사대로 가는 길과 대기 줄에 있으면서 관계자들이 주변을 방역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고는 끝이었나.
▶짐을 찾고 출구로 가는 길에 다른 검역 관계자가 2차로 체온 측정을 했다. 열이 없다는 것을 최종 확인받은 뒤 '이상 없다'는 표시인 주황색 스티커를 옷에 붙여줬다.
출구도 지역별로 나뉘어 있다. 거주지에 따른 출구를 안내 받은 뒤 관계자는 자가격리 앱을 재차 확인했다. 그런 뒤 지역별로 보건소 방침이 다르니 해당 지역 보건소로 전화하라고 안내받았다.
▶가족들이 일하고 있어 혹시나 직장에 피해가 갈까봐 '방역 택시'를 타고 혼자 집에 갔다. 검역관들에게 물으니 가족들이 데리러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입국자는 특별방역이 된 택시만 이용이 가능하다. 내부는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 운전자와 조수석 사이에 비말 차단 보호막이 설치돼 있었다. 수시로 소독을 하며 운행한다고 들었다.
▶우선 거실과 주방 등 공용 생활공간은 이용하지 않는다. 엄마랑 주로 집에 있는데 방 앞에 음식을 가져다준다.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려고 방 안에서만 생활한다. 다행히 방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다.
▶14일에 자가격리자로 등록이 됐다고 구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체온을 측정한 뒤 자가진단 앱에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열 진단 키트를 아직 받지 못했다. 구청은 임시로 36.5도로 적어서 등록하라고 했다.
-미국발 입국자는 ‘전수조사’ 대상이 됐다.
▶그 뉴스를 보고 혹시 몰라 보건소에 문의했다. 나는 12일 입국자여서 특별한 증상이 있지 않은 이상 보건소 방문이 의무는 아니라며, 자가격리만 잘 지키라고 안내 받았다.
▶14일 구청에서 총선 투표를 할 건지 물어봤다. 투표 시간이 종료된 이후 자가격리자들이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전달받았다. 투표장까지는 대중교통 이용 없이 걸어가야 하는데 현재 허리가 좋지 않아 무리일 것 같아 포기했다.
A씨는 "편도 가격이 왕복 값이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자리가 부족해 못 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인 유학생 커뮤니티 게시판에선 5월 한국행 비행기가 많이 취소되고 있다며 일찍 끊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글들이 많다.
A씨는 또 지난달 25일 해열제를 복용한 미국 유학생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검역을 통과한 사례와 관련해, 얼마 전에도 해열제를 먹고 입국해도 되냐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된 걸 여러 번 봤다면서 다들 따라할까 우려스럽다는 글 역시 해당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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