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보다 더 나쁜 시나리오 내놓은 IMF 속내는

손영하 2020. 4. 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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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전망치를 -3.0%로 단숨에 6.3%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을 두고 국내외 경제계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통상 민간기관인 투자은행들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전망치를 내놓는 IMF가 예상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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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올해 세계경제 전망치 -3.0%... 中성장률도 월등히 낮아

“국제 공조력 회복 위한 것” 일각선 ‘의도적 비관’ 분석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가 불러온 충격이 이렇게 클까’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쉬이 믿기 어렵다”(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전망치를 -3.0%로 단숨에 6.3%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을 두고 국내외 경제계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통상 민간기관인 투자은행들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전망치를 내놓는 IMF가 예상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IMF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계기로 국제 공조를 강화시키기 위해 ‘충격 요법’을 사용한 게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전날 밤 IMF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주요 투자은행들이 3월 27일 이후 예상한 세계경제성장률 평균치가 -1.4%인데 이번 IMF 전망치는 -3.0%로 두 배 이상 나쁘다”며 “보통은 투자은행들이 더 비관적으로 보고 IMF가 신중한데 이번에는 거꾸로”라고 했다.

김 차관은 특히 IMF의 중국 성장률 전망치(+1.2%)에 주목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는 비관론자들도 대체로 성장률을 3% 이하로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IMF가 전망한 숫자는 그보다 월등히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17일 발표되는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이번 IMF가 제시한 연간 성장률 1.2%가 현실성이 있는 전망인지 과도한 추정인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한국일보] 김문중 기자

실제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된 3월 이후에도 경제전망기관 상당수는 IMF보다 나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달 말 -1.1%를 제시했으며, 웰스파고는 -2.6%, 도이치방크는 -1.7%, UBS는 -0.6%를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최근 0.4%, -1.9%를 예상하기도 했다. IMF보다 더 비관적인 기관은 일본계 노무라홀딩스(-4.0%) 정도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투자은행과 경제연구소 35곳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3.0%인데 반해, IMF는 3.3%를 제시했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전망치를 현재 IMF가 처한 상황과 연결 짓기도 한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수년 간 국제사회에서 입김이 약해진 IMF 입장에선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공조가 절실한 지금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최대한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놔야 IMF가 원하는 일을 할 때 강한 동력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했다. IMF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4월 세계경제성장률로 -1.3%를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0.1% 역성장에 그친 적도 있다.

반면 IMF의 이번 전망조차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파괴력을 모두 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 배럴당 평균 유가로 29.3달러를 예상했는데, IMF는 35.6달러를 가정하는 등 일부 전제가 지나치게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경제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IMF의) 기본가정은 2020년 하반기에 경제 재개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이 너무 낙관적인 것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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