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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 진단키트 고맙다, 그래도 방위비 더 내라”

입력 : 2020-04-15 08:15:48 수정 : 2020-04-15 0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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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미국으로 출발한 날 / 美국방장관은 “한국은 부자… 방위비 인상해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그들(한국)은 부자 나라이다. 그들은 우리의 상호 방위와 그들의 특정한 방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지불할 수 있고 더 지불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압박을 재개했다. 한국이 미국의 긴급 요청으로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화물기에 실어 미국으로 보낸 바로 그날이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과 관련, 한국을 ‘부자 나라’로 칭하고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침 이날은 한국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주문한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가득 실은 화물기가 미국으로 출발한 날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트위터에 “한·미 동맹은 공고하다. 한국 외교부에 감사를 드린다”는 글까지 올렸지만, 코로나19 관련 협력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전혀 별개 사안임이 분명해진 셈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미 수출에 감사하며 트위터에 올린 글과 사진. 해리스 대사 트위터 캡처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국무부가 주도하지만, 나도 상대방(한국 국방부)과 이야기를 나누는 범위 내에서 분명히 관여를 해 왔다”며 “그(분담금 인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우리의 가깝고 신뢰받는 동맹이라는 나의 견해는 여전히 유지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들(한국)은 부자 나라이다. 그들은 우리의 상호 방위와 그들의 특정한 방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지불할 수 있고 더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지난달 말 ‘잠정타결’ 수순에 접어들었다가 막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판이 엎어진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한국의 추가 증액을 거듭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코로나19 공조 문제를 계기로 진전됐으며 한국 측이 지난해 대비 13%를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최종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코로나19 공조 문제를 계기로 진전됐다’는 것은 한국이 미국에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긴급 수출키로 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괄목할 만한 외교적 성과를 올려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에서 받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려 미국 국익에 기여했다”고 홍보할 기회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득점 포인트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서 쉽게 물러서기 힘들 것이란 뜻이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시작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무급휴직 사태도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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