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한국은 부자 나라, 방위비 더 낼 수 있고 더 내야"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0. 4. 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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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과 관련해 한국이 ‘부자 나라’라면서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재차 압박한 것이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대해 대내 행사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을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워싱턴 국방부에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 정부가 제11차 SMA와 관련해 한국 측 분담금을 전년 대비 최소 13%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로이터통신 최근 보도에 대해 “협상 주체인 국무부에 문의할 사안”이라면서도 자신도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나는 나의 카운터파트에게 말했다. 한국이 우리의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나의 견해는 여전히 유지되지만 그들은 부자 나라이고, 우리의 상호 방위와 그들의 특수한 방위을 돕기 위해 더 낼 수 있고 더 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한·미가 제11차 SMA에 관해 잠정합의 수준의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의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한국 측의 더 많은 증액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알리면서 “정 장관이 내 전화를 받고 동맹의 공평한 분담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한 데 대해 감사한다”면서 “공평하고 균형 있으며, 종합적인 합의에 빨리 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종료된 제10차 SMA를 대체할 제11차 SMA 체결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 측은 지난 1일부터 주한미군 기지에 근무하는 상당수의 한국인 노동자에 대해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한·미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타결이 장기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밀리 합참의장은 북한이 전날 순항미사일을 여러발 발사한 데 대해 “한국군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과도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현재로선 평가가 복잡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 대한 어떤 의도적인 도발이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기념행사와 연결돼 있을지 모른다”면서 “하루 이틀 지나면 정보 채널에서 얻은 것을 통해 분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리 합참의장은 ‘북한 내부 기념행사’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았지만 15일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시간 14일 오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 쪽으로 지대함으로 추정되는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북한에 관해 좋은 통찰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북한도 도전받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우리는 언론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의무를 준수하며,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복귀하길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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