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3%'로 확 내렸다

박은하·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2020. 4. 1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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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1980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은 2009년 ‘-0.1%’ 이어 두번째
ㆍ1월 전망치 3.3%에 비해 6.3%P 떨어져 낙폭은 역대 최대
ㆍ“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 불황…성장세 회복 더딜 것”

썰렁한 월스트리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령으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텅 비어 있다. 뉴욕 | EPA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올해 세계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올해 세계경제는 3% 역성장하며, 향후 5년간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불황’의 터널에 세계경제가 진입했다고 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IMF는 ‘2020년 4월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3.3%)보다 6.3%포인트 떨어진 마이너스 3%로 전망했다. IMF가 세계경제 성장률을 집계·발표한 1980년 이후로 마이너스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0.1%)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지난해의 성장률 전망치인 2.9%보다 5.9%포인트 낮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침체로 움츠러들었던 세계경제가 경기순환 주기상 반등할 시점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이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는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뛰어넘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마이너스 1.2%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경제의 역성장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에 비해 낙폭은 낮다. IMF는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3.4% 성장하며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과 유럽 경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고꾸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2%에서 마이너스 5.9%로 미끄러졌다. 유로존은 마이너스 7.5%로 지난 1월 전망치(1.3%)보다 8.8%포인트 추락했다. 독일(-7%), 프랑스(-8.5%), 이탈리아(-9.1%), 스페인(-8%) 등 3월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경제활동이 전면 중단된 국가들의 하향폭이 컸다. 강유덕 한국외대 교수는 “유럽은 사람·물자·서비스의 이동이 활발하고 가치사슬이 긴밀하게 얽혀 있는 만큼 봉쇄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1월 4.4%에서 마이너스 1%로 내렸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 1월(6%)보다 4.8%포인트 낮아진 1.2%를 전망했지만 역성장은 면했다. 1분기에 먼저 코로나19의 타격을 입고 2분기 회복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지난달 들어 코로나19 충격이 다소 완화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액은 1851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15.9%)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중국의 1~2월 수출은 17.5%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경제타격이 워낙 깊어 세계경제가 ‘V’자로 반등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2018년 기준 미국과 EU는 전 세계 상품수입의 24.2%, 관광지출의 40.5%를 차지한다. 이 같은 ‘세계의 지갑’이 닫히고 코로나19로 국제 이동이 멈추면서 IMF는 지난해 0.9%에 그친 전 세계 교역증가율이 올해는 마이너스 11%로 내려앉을 것으로 봤다.

IMF는 2021년 세계경제는 전년 대비 5.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내년 말까지 올해 1월의 GDP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이 올 상반기 내 그치지 않고 코로나19가 재발한다면 내년 성장률은 8%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2.2%가 될 것으로도 전망했다.

박은하·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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