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인물] 맏언니 된 부산대 이지우, 팀을 높은 곳으로 이끌고픈 리더

김용호 2020. 4. 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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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2019년 대학리그 여대부의 주인공은 반박불가 부산대였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학리그에 참가한 이들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승률 100%로 장식하며 압도적인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MVP로 선정된 이주영(신한은행)과 신인상을 수상한 박인아가 웃었지만, 시즌의 끝자락에서 더 환히 웃은 이가 있었다. 바로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했던 이지우였다. 이제 그는 부산대의 맏언니가 되어 팀의 명성을 이어나가겠다고 당차게 외쳤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4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어깨가 더 무거워진 2020
2019년 부산대의 전력은 탄탄했다. 골밑을 지키던 이주영의 높이를 상대팀이 쉽게 이기지 못했고, 이지우와 박인아가 이끄는 앞선 역시 리그 정상급이었다. 여기에 1학년 막내들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면서 부산대는 한동안 ‘패배’란 단어를 잊고 살았다.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던 이지우에게 대학리그 첫 시즌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이지우는 “개막 때 전승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후회한 적도 있었다(웃음). 장기 레이스가 처음이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라며 뒤를 돌아봤다. 

그럼에도 부산대는 매 경기 꿋꿋하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은 그는 “팀원들 모두 쉬는 날 없이 꾸준히 운동을 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전반기에 많이 헤맸다가 후반기 들어서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다 했다. 그렇지만 아직 고칠 것들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스스로는 기복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지우는 지난해 정규리그 10경기 평균 16.4득점 5.9리바운드 5어시스트 1.8스틸로 맹활약했다.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리그 2위를 차지했던 그는 단판으로 치러진 단국대와의 결승에서 19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로 전방위 활약을 펼쳐 당당히 MVP가 됐다. 

하지만 이지우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오히려 새 시즌 걱정이 한창이었다. 그는 단순히 맏언니가 아닌 부산대의 뉴 캡틴이 됐기 때문이다. 이지우는 “작년에 실업, 프로 등록 규정으로 4학년 언니들 중에 대학리그를 뛸 수 있는 선수가 주영 언니뿐이었다. 덕분에 나는 3학년이었는데도 책임감을 일찍 느꼈던 것 같다. 근데 또 막상 주장이 되고나니 책임감의 차원이 다른 것 같다. 항상 팀원들에게 본보기가 돼야한다는 생각에 마음도 조금 무겁다”라며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부산대가 늘 높은 곳에 있도록
올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이지우가 지난해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프로 진출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졌다. 이지우는 과거 무조건 프로만을 바라보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던 바 있다. “프로에 가기 위해서 운동한다기 보다는 공부와 운동을 모두 병행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간 이지우는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공부도 해야 하지 않겠나. 지금 상황에 맞게 두 길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다(웃음). 솔직히 말하면 프로무대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운동에 더 뜻이 생기면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겠지만, 지금 체육교육과에서 공부를 하면서 교직도 생각을 하고 있다. 아직 한 가지 길을 정하기엔 판단이 이른 것 같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그가 두 갈래 길 앞에 서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당한 부상 때문이었다. 이지우는 “원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프로에 도전하려고 했었데, 막판에 발목 수술을 하면서 드래프트에 나가지 않았다. 그때 다른 길을 생각해보다가 부산대 체육교육과에 오게 됐다. 부상을 당한 상태여서 공부 말고는 할 게 없더라.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운동과 공부 두 가지 길을 모두 바라보게 됐던 것 같다”며 농구공과 펜을 동시에 잡게 된 이유를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많은 시기지만, 부산대의 캡틴은 팀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지 않겠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작년에 너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그만한 성적을 또 내고 싶다. 꾸준함을 유지해서 성적에 기복 없이 늘 위에 있는 부산대를 이끌고 싶다.”

이어 이지우는 “워낙 내가 부상이 많았던 선수이기 때문에 올해는 다른 목표보다는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경기 컨디션 조절에 예민한 편인데, 책임감을 가지고 늘 한결같이 팀을 리드해보도록 하겠다”라며, “우리가 비시즌에 연습했던 만큼만, 늘 해오던 대로 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 모두 서로를 믿고 경기를 뛴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이 날 테니, 다치지 말고 시즌 끝까지 함께 달렸으면 좋겠다”며 팀원들에게도 파이팅 메시지를 전했다. 

이지우 프로필_
1999년 1월 12일생, 가드, 170cm/59kg, 동주여중-삼천포여고-부산대

#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박상혁 기자)
  2020-04-14   김용호(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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