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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경기 ‘빌라·단독’ 봄바람 났다
다세대·연립 거래량 2월 9880건
“3월은 1만건 넘을 것” 전망도
아파트값 급등·대출 규제 영향
풍선효과로 빌라 선호도 높아져
전세가율 90% ‘갭투자’ 몰리고
입지 좋은 곳 전셋값도 상승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내린 급매물이 속출해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서울·경기 지역 빌라(다세대·연립) 및 단독주택의 매매 거래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아파트에 이어 빌라 매매·전세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빌라·단독 주택은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대체재로 수요가 급증했다가 최근까지 거래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경기부동산포털 등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해 11월 9925건으로 작년 한 해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11월(6006건)과 비교해도 60.5% 증가한 수치이다. 올 2월에도 9880건, 지난달에는 6605건(이달 14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주택매매 신고일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의 거래량이 1만건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독·다가구 주택 매매 거래량도 증가세다. 지난해 월간 1000~2000건 정도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2560건, 11월 2498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2월에도 2387건을 기록했다. 지난달은 1507건으로 최종 집계는 2500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아파트값 급등, 정부의 대출 규제 등에 따른 ‘풍선효과’로 빌라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12·16 대책으로 9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경우 대출 규제가 심화됐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규제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자금 압박이 덜하다는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파트값이 워낙 비싸니까 아파트 구매하려고 했던 이들이 대체재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옮겨간 것”이라면서 “단독주택은 땅과 주택을 함께 소유하는 형태로 지가 상승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아파트보다 덜 올랐다는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전세가도 오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지역 신축 빌라 전세 호가는 최근 1년간 2000만~3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저금리 전세자금 대출제도를 활용해 빌라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게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올해 들어 최근 3개월간 각각 0.30%, 0.15% 상승했다. 수도권 단독·다가구 매매가격과 전셋값 상승률도 각각 1.05%, 0.09%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가 빌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지역 전용면적 50㎡ 투룸 기준으로 전세는 4억원, 매매 5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전세가율이 80%대로 높아 역삼동 인근은 60~70%가 갭투자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급등, 전세 공급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향후 빌라 매매·전세 거래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전세 공급량이 줄고 전셋값도 상승하면 아파트 수요가 빌라로 옮겨가 거래량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서 “서울과 경기 도심의 신축 빌라 공급도 줄고 있어 입지가 좋은 지역의 전셋값은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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