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로, 포르쉐가 변합니다"

윤형준 기자 2020. 4. 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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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
올해 '타이칸'을 시작으로 2025년쯤 50%를 전기차化
초고속 충전소 20곳 설치.. 20여분이면 배터리 80% 채워
한국시장 판매 성장 가팔라.. 지난달 831대, 月 최다 판매

"포르쉐는 올해 '타이칸'을 시작으로, 고성능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합니다. 이를 위해 전기차 인프라부터 확실하게 갖추겠습니다. 올해 한국에 초급속 충전소 20곳을 갖출 계획입니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는 2025년쯤엔 시판 차종 50%를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전동화 모델로 구성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타이칸은 작년 9월 공개된 포르쉐 최초 순수 전기차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타이칸을 국내 출시하고, 2022년쯤에는 SUV '마칸'의 전기차 버전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올해 전기차 타이칸 출시를 앞두고, 국내 20곳에 초급속 충전소를 갖추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게어만 대표가 서울 대치동 포르쉐 매장에 전시된 '911 카레라' 신형 모델 위에 걸터앉은 모습. /박상훈 기자

포르쉐는 지난해 전기차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100억유로(약 13조원)를 쏟아붓고 오는 2028년 시판 차종 89%를 전동화 모델로 채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1948년 창립 이후 '고성능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만들던 포르쉐가 이젠 전기차 시대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게어만 대표는 포르쉐 독일 본사와 영국 지사를 거친 재무 분야 전문가로, 작년 9월 포르쉐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타이칸은 포르쉐만의 스포츠카 감성을 담은 특별한 전기차"라며 "올 하반기엔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보다 충전 인프라부터… "초고속 충전소 20곳 설치"

타이칸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지만, 포르쉐코리아는 그에 앞서 국내에 '충전 인프라'부터 갖추기로 했다. 이미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 주차장엔 포르쉐가 설치한 '초급속 충전기(HPC)'가 마련돼 있다. HPC로 타이칸을 충전하면, 5분 만에 100㎞ 이상 달릴 수 있는 만큼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고, 20여분 만에 배터리 80%를 채운다. 포르쉐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 적용돼 국내 전기차 충전소 중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게어만 대표는 "전기차는 충전 후 주행거리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일반 전기차도 사용할 수 있지만, 타이칸 출시 이후에는 포르쉐 모델 전용 충전소로 운영할 예정이다. 포르쉐코리아는 국내 포르쉐 지점 9곳, 이마트 등을 포함한 국내 10곳의 주요 거점에 HPC를 설치할 계획이다. 게어만 대표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국내 120곳에 완속 충전기(AC)도 설치해 포르쉐 전기차 구매 고객들이 이동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월 최다 판매 기록 경신… 올해 연간 판매 기록 새로 쓸 듯

포르쉐코리아가 대대적 투자에 나선 건 한국이 포르쉐 본사 입장에서도 '핵심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포르쉐코리아는 2018~2019년 2년 연속 4000대 이상 판매했고, 지난달에는 한 달간 831대를 판매해 월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전문직 자영업자 등 '큰손'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어만 대표는 "한국은 판매 대수로는 전 세계에서 10위 시장이지만, 성장률이 매우 가팔라서 독일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타이칸을 비롯, 911·카이엔 쿠페 등 신차가 많아 연간 판매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포르쉐코리아에 따르면, 포르쉐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911' 모델의 경우, 10대 중 8대가 전문직 자영업자(45%) 또는 회사 CEO(35%) 등에게 팔린다. 게어만 대표는 "독일·미국 등에서는 포르쉐 주 고객층 연령대가 50대인 데 반해, 한국에선 40대 고객이 가장 많다"며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싶어하고 도전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이 포르쉐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쉐가 한국에 진출한 지 7년밖에 안 됐는데, 생각 이상으로 큰 사랑을 받아 과분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게어만 대표는 현재 용산구 레지던스 호텔에서 홀로 지내는 '기러기 아빠'다. 주말에는 국내 포르쉐 동호회와 함께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홀로 북한산·청계산 등을 오르며 시간을 보낸다. 인터뷰 때는 벚꽃이 만개하기 직전이라 "산에 봄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지만, 그래도 가장 보고 싶은 건 역시 가족들의 얼굴이다. 그는 매일 두 번 이상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그는 "올가을쯤엔 한국에서 온 가족이 모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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