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고강도 자구안' 제출

한동희 기자 2020. 4. 1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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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13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두산중공업(034020) 재무개선계획안이 포함된 자구안을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두산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이어 "두산중공업도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가 가능한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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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 포함 재무개선안 꺼내
산은 "상환 가능성 등 고려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할 것"
[서울경제] 두산그룹이 13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 두산중공업(034020) 재무개선계획안이 포함된 자구안을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두산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이어 “두산중공업도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가 가능한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두산그룹이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두산그룹은 “전 계열사와 임직원은 계획을 최대한 성실히 이행해 조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자구안의 핵심은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 고리를 끊고 우량 자회사의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며 두산솔루스 매각, 두산중공업 사업부 매각 및 자본확충 방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와 진행하던 두산솔루스 매각협상은 가격차이로 중단되고 공개매각 등이 검토되고 있다.

두산그룹의 자구안을 접수한 산은은 “채권단은 향후 두산그룹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 검토한 뒤 두산그룹과의 협의를 거쳐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산은의 원칙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겠다고 명시해 두산그룹 지원에 다소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희·이태규기자 dwise@sedaily.com

두산중공업이 13일 채권단에 고강도 자구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연합뉴스
알짜 자회사 지분 매각도 검토...“가능한 모든 자산 판다” 솔루스· 퓨어셀·해수담수화 등 매각 2차희망퇴직 추진...휴업 확대도 대주주·경영진 급여 반납 고통분담 산은 “국가기간산업 영향” 고려

두산그룹이 13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두산중공업에 대한 고강도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 밥캣의 지분 일부 매각과 두산솔루스 매각, 두산중공업 사업 부문의 분리매각 등과 함께 추가 인력 구조조정 같은 혹독한 처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측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채권단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자구안의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책은행들로부터 수혈받은 1조원에 준하는 규모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의 자금난이 1조원 수혈만으로는 해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9,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지원도 불가피하다.

이번에 제출한 자구안의 핵심축은 그룹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61% 전량매각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산솔루스를 국내 중견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하며 공개매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자구안을 바라는 채권단의 압박에 매각을 서둘렀지만 스카이레이크가 제시한 가격이 터무니 없었기 때문이다. 스카이레이크가 제시한 금액이 6,000억원(지분 51% 기준)은 두산솔루스 지분 100%의 가치를 최소한 1조5,000억원으로 보는 두산그룹 입장에서 헐값이다. 전자·바이오 소재 업체인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매출 2,633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을 기록한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두산그룹은 8,000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산솔루스 외에 두산건설· 두산퓨얼셀·두산메카텍 등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두산메카텍의 기업가치를 1,900억~2,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룹 현금창출원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지분 매각 등은 지배구조개편은 채권단이 강하게 요구한 만큼 협상과정에서 자구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캐시카우인 만큼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여러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 사업 부문 매각설도 꾸준히 제기돼온 방안 가운데 하나다.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신사업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수 담수화 사업과 플랜트 사업(두산메카텍), 원자력BG의 주단조 사업이 매각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사업 중 담수플랜트는 원전과 더불어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원가경쟁력도 갖춰 자구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영업양수도 형태로 담수플랜트 사업을 매각하고 약 2,000억~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의 비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두타몰)을 매각하는 방안도 자구안의 하나로 떠오른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두타몰에 담보대출이 끼어 있어 자금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우량’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후 투자회사를 ㈜두산과 합병해 두산중공업 아래 두산건설만 남기는 구조로 재편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김동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분할합병은 부실 계열사의 재무 리스크가 우량 계열사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고 채권단에 우량 계열사라는 담보 제공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확보가 가능하며 부실 계열사는 보다 책임감을 갖고 독자생존을 모색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은 “타당성, 상환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밝힌 원칙 가운데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번 자구안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산은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을 결정하면서도 “두산중공업이 국내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152개 중 102개를 시공하는 등 국가 기간산업인 발전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사업매각·재편과 함께 두산중공업의 구조조정 방안도 자구안에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2차 희망퇴직과 함께 현재 추진 중인 일부 유휴인력에 대한 휴업을 확대 적용하는 등의 ‘감량 처방’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고통 분담’안도 포함됐다. 두산은 앞서 회사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그룹 전체 임원이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급여 30%를 반납한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박지원 회장을 포함해 부사장 이상은 급여의 50%를 반납하고 전무와 상무 직급은 각각 40%,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한동희·이태규·김기정기자 dwise@sedaily.com

두산중공업이 개발하고 있는 가스터빈의 모습. /사진제공=두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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