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봉쇄조치 완화 움직임…부활절 연휴 이후 2차 확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2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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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보유국인 스페인이 각종 봉쇄조치를 일부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유럽 다른 나라도 통제완화 조치에 속속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부활절 연휴까지 겹쳐 연휴가 끝나는 15일 이후부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스페인 정부는 “13일부터 비필수 인력의 출퇴근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식료품 구입 등을 제외한 이동과 여행을 금지했지만 약 한 달 만에 완화하겠다는 의미다. 또 지하철역 등 대중교통 허브에서 며칠간 1000만장의 마스크를 나눠주기로 했다. 다만 마스크 사용은 권고사항이지 강제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역시 단계적 봉쇄령 해제 시점을 논의하고 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봉쇄의 점진적 완화를 뜻하는 ‘코로나 2차 대응 개시’를 논의했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역시 봉쇄 완화 계획을 구체화했고 프랑스, 독일도 단계적 완화를 검토 중이다.

유럽 전체 누적 확진자가 85만 명을 돌파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사망자가 각각 1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환자들이 너무 일찍 병상에서 일어나서 돌아다니면 병이 도지고 합병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활절 연휴 동안 각종 가족 모임으로 대인 접촉이 늘어나면 바이러스 확산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터키는 11일 0시부터 12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등 31개 지역에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지난달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터키 정부가 모든 연령대의 국민을 대상으로 이동제한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치료제를 둘러싼 논란도 상당하다. 프랑스 식약처 ANSM은 심장 치료제 클로로퀸을 투여받은 환자 43명으로부터 심장 발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ANSM은 최근 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증바이러스(HIV) 치료제 등을 실험적으로 투여한 결과 100건 이상의 부작용 사례를 발견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클로로퀸을 통한 치료법을 주장해온 감염병 전문가 디디에 라울 박사와 회동했다. 의료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가 클로로퀸 사용을 허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프랑수아 바레 시누시 박사는 르몽드에 “확실한 효능이 입증되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주는 것은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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