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뉴스1)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리더이자 인도주의 활동가인 보노(본명 폴 데이비드 휴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진단키트 등 의료장비를 구매해 아일랜드에 기증하고 싶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아일랜드 출신인 보노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보노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운을 떼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보여주고 있는 생명을 구하는 리더십에 전 세계가 감사하면서 또 감명을 받으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일랜드에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에서 생산되거나 재고가 있는 개인보호장비 또는 여타 의료장비, 진단키트 등이 있다면 제가 직접 구입해서 아일랜드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현지 매체에 따르면 U2는 최근 아일랜드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 유로를 기부했다.

보노는 "한국이 보유한 통찰력과 지식, 무엇보다 가용한 장비를 나눠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리고 싶다"며 "다만, 위기 상황에서의 한국의 경험과 리더십을 감안해 최선의 방법에 대한 대통령의 고견을 매우 소중하게 받아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팬이라며 서한을 마무리한 보노는 추신에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제가 만난 정상 중 당면한 업무가 아닌 노래 가사에 대한 언급으로 대화를 시작하신 유일한 분이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남겼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보노에게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 내외는 U2의 열성팬이며 국제 빈곤과 질병퇴치를 위해 애쓰는 따뜻한 마음에 무척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우리 정부는 수준 높은 방역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축적한 방역 및 치료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등 보건 취약 국가 지원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극복한 국민들의 저력을 바탕으로 아일랜드도 코로나19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보노의 요청에는 "요청한 의료장비 구입 건에 대해서는 우리 관계 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평화의 메신저로서 큰 활약을 해 주시기 기대한다"고 답했다.

앞서 보노는 지난해 12월8일 첫 내한공연을 마친 뒤 이튿날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과 접견을 했다.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오프닝 곡으로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 엔딩곡으로 '원'(One)을 불렀다고 들었는데 아주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였다"고 평가했다.